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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이미 내부 발전 동력 확보…제재로 붕괴까지 안갈 것”
-이종석 ‘제재 속의 북한 경제: 밀어서 잠금해제’ 발간
-“김정은, 빈곤 탈출 강한 열망…국가전략 전환 배경”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경제 분야에서 최소한의 내부 발전 동력을 확보했으며 국제사회의 제재가 북한 경제를 붕괴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통일부장관을 지낸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8일 ‘제재 속의 북한 경제: 밀어서 잠금해제’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북한은 경제 집중으로의 국가전략노선 전환과 경제개혁정책, 시장화 등을 통해 주민들의 최소한의 삶은 보장할 수 있는 내부 발전 동력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제재 충격이 북한 경제를 붕괴시키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북한은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 발전의 강력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고강도 제재를 풀고 고도성장의 계기점을 마련하기 위해 비핵화협상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방적인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을 굴복시켜 비핵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접근 방식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재 속의 북한 경제’에는 이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이영훈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김영희 KDB 미래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등이 참여했다. 이 수석연구위원과 최 연구위원은 책 머리말에서 “지금 북한에서는 경제와 사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역사상 가장 폭넓은 구조적인 변화가 진행중”이라며 “특히 이 변화의 중심에는 북한 정권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 정권은 2018년 4월 군사 우선의 국가전략노선을 경제건설 우선으로 전환했고 이를 기점으로 그 변화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며 “북한의 동향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리고 매우 엄격한 잣대로 북한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누구나 이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이처럼 그동안 우리가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와 있다”면서 “가히 대북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반이 됐던 기존의 인식을 뒤흔들 수 있는 수준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경제 분야에서 상당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굴복시키려는 제재 일변도의 대북정책으로는 비핵화 등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수석연구위원 등은 북한 경제 분야의 변화상과 관련해 풍부한 사진 자료와 도표 등을 활용해 입증하려 노력했다. 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작년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에서 기존 ‘경제·핵 무력건설 병진노선’ 대신 새로운 전략노선으로 제시한 ‘사회주의경제발전 총력 집중노선’과 관련해 자원 배분에서 군사 분야에서 인민경제 분야 우선으로 빠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 경제에서 국방산업은 다른 분야가 넘볼 수 없는 금단의 영역이었지만 경제발전 총력 집중노선 채택 이후 북한 역사에서 최초로 국방산업이 인민경제발전에 종속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국가전략 전환의 배경으로 김 위원장의 북한체제의 빈곤 탈출에 대한 강한 열망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은 정서적으로 예민한 청소년 시절에 약 200만명의 주민이 굶어 죽은 고난의 행군을 직접 경험했고, 이 경험이 빈곤 타출에 대한 강한 열망을 심어준 것으로 추정된다”며 “김정은은 스위스 유학경험 등을 통해 북한의 후진성을 통감하고 극복의지를 키웠다”고 언급했다. 또 “김정은은 북한이 지닌 인적, 물적 자원과 외부의 선진자본과 기술이 결합할 경우 과거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를 능가하는 빠른 경제발전에 대한 확신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제재 속의 북한 경제’는 북한의 경제 분야 변화상과 관련해 중요 군사훈련장과 군사기지에 인민경제 시설이 들어선 것을 비롯해 기업 간 경쟁 체제 도입, 개인별 농지 할당 및 생산과 분배의 개별 농민 진행, 전자상거래 등장, 소비계층 등장과 양극화, 택시 등 교통수단 확산 등을 예시로 들었다.

한편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변화한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보고 북한 인식을 재정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차원에서 국문판과 함께 영문판도 동시에 발간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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