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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끈질긴 하태경, '카나비 구출작전' 성공…"'노예계약' 해방"
-'불공정계약 피해자' LOL 선수 카나비, FA 신분 획득
-하 의원 "그리핀 구단, 잘못 인정했지만 이미 늦었다"
-"'카나비 사건' 20대 청년 현실 인식…더 관심 갖겠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최근 '노예 계약' 피해자로 알려진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한국 리그 LCK(LOL Championship korea) '그리핀' 구단의 카나비(본명 서진혁·19) 선수가 FA(자유계약) 신분을 얻었다. 이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의 끈질긴 추적이 유효하게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하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카나비 선수가 노예 계약에서 완전히 해방됐다"며 "'스무살 우리'들이 모여 해낸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하 의원실은 미성년자인 카나비 선수가 그리핀 구단과 맺은 계약을 '노예 계약'으로 규정하고 조사를 벌였다. 업계 관계자의 폭로와 제보에 따른 것이다. 또 카나비 선수가 그리핀 구단에서 중국의 또 다른 LOL 구단 '징동게이밍'으로의 불공정한 이적을 강요·협박 받은 정황을 놓고 상황 파악에 돌입했다. 이 또한 다수의 제보가 있어 가능했다.

하 의원실에 따르면 하 의원은 조사 결과 카나비 선수가 그리핀 구단과 ▷선수로서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팀이 판단할 시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음 등의 다소 주관적인 문구들이 있는 '노예 계약'을 한 점을 확인했다. 또 카나비 선수의 이적 추진 과정에서 법무법인의 직인 날조, 다소 석연찮게 읽힐 수 있을만한 문구가 있는 문건들도 두루 입수했고, 이는 폭로로 이어져 업계 안팎의 파장을 일으켰다. 업계 관계자는 "하 의원실에서 끈질기게 추적 조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하 의원실에 따르면 카나비 선수가 그리핀 구단과 계약을 맺고 활동할 당시 연봉은 20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2017년 기준 e스포츠 프로선수의 평균 연봉은 9770만원이다. 5분의 1 수준의 연봉을 받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나비 선수가 올해 시즌 LOL 내 '솔로랭크 최상위권'을 유지할만큼 실력이 입증된 선수"라고 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선수도, 부모님도 모른 '구단 측 에이전트'의 존재, 그 에이전트가 선수 몰래 어떤 이면 계약을 맺었는지 아무도 몰랐다"며 "그래서 그리핀 구단이 카나비 선수를 풀어준다고 완벽히 FA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계약들의 부당함을 중국 측도 잘 이해하고 파기시킨 것"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이어 "LOL 제작사인 라이엇게임즈는 그리핀 구단의 경영진을 다음 시즌 때까지 모두 갈아치우지 않으면 시드권을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리그 사무국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징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리핀 구단은 그간 (카나비 선수에 대한)노예·사기 계약 의혹에도 반성은커녕 거짓말만 일삼았다"며 "마지막 순간 잘못을 인정했지만 때는 늦었다. 이들은 다시는 구단 운영에 관여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씨맥(본명 김대호) 감독의 징계도 유보됐다"고 했다. 씨맥 감독은 카나비 선수의 '노예 계약' 논란에 불을 지핀 폭로자 중 한 사람이다. 하 의원은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성 징계 조치라는 비판이 유효했던 것 같다"며 "김 감독이 아무리 잘못했더라도 그리핀 구단이 저지른 죄의 무게와 동일히 봐선 안 된다. 라이엇도 이를 잘 알고, 최종 판단이 공정히 이뤄지도록 여러분도 끝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카나비 구출작전'은 끝났지만, 제2의 카나비 선수가 나오지 않도록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며 "이른 시일 내 관계부처와 협의해 토론회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카나비는 바로 20대 여러분"이라며 "연봉 2000만원에서 시작한 연습생 카나비 선수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20대 청년 약자를 봤다. 카나비 선수와 함께 20대들도 어깨를 활짝 펴고 상공으로 날 수 있길 소망한다"고도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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