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월권·말기 증세"…비박, 黃 '나경원 유임불가' 결정 불만 폭발
-비박계 상당수 "黃 결정 잘못된 절차"
-'친박' 김태흠도 "유감…결정 철회해야"
-나경원은 수용 기류…"당 승리 위해 결정"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자유한국당 비박(비박근혜)계를 위주로 4일 황교안 대표의 나경원 원내대표 유임 불가 결정에 불만과 우려를 표출하는 모습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차기)원내대표까지 친박(친박근혜)계가 되면 이 당은 탄핵 잔당이 되고, 국민에게 외면을 받을 것"이라며 "극심한 내부 분열이 일어나고, 보수통합은커녕 분당 사태까지 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홍 전 대표는 "균형을 맞춰야 한다. 그게 마지막 희망"이라며 "박근혜 정권이 망한 데 책임 있는 사람들의 정리가 국민이 원하는 쇄신"이라고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비박계 의원들 중 상당수는 유임 불가의 결정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당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최고위원회 의결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의원총회의 고유 권한을 최고위원회가 행사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고 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가 스스로 임기 연장의 건을 거론하지 않기로 결정했기에 일단락됐지만,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당헌당규에 원내대표 임기 문제는 의총에 권한이 있음을 확실히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일표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우리 다 당헌 제55조에 의하면 의원총회는 의원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며, 원내대표 선출 기능을 갖는다고 규정한다"며 전날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놓고 "권한 없는 일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진석 의원은 이날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 농성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정치를 혼자 하느냐. 정치 몇십년씩 하는 사람들은 뭐냐"며 "정치 20년 한 사람인데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소리를 쳤다. '이런 경우'는 황 대표가 전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유임 불가 결정한 것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세연 의원은 앞서 한 라디오에 출연해 "충격적이며, 당의 말기 증상"이라며 "최고위에서 원내대표 임기 연장의 해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당의 지배구조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오른쪽부터)와 조경태.김순례 최고위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황교안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지난 3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연합]

황 대표의 결정에 친박계 일각에서도 불만 목소리가 나왔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원내대표 임기 연장 관련 사안을 최고위에서 결정한 것은 당헌당규를 위반한 월권으로 대단히 유감"이라며 "황 대표는 최고위를 통한 원내대표 임기 결정을 철회하고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일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난 뒤 나오고 있다. [연합]

황 대표 측은 법률과 원칙에 따른 판단이란 입장이다. 다만 논란이 확산되자 나 원내대표를 직접 대면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와 7~8분 가량 비공개로 면담을 한 후 기자들에게 "(나 원내대표에게)고생 많았다. 앞으로도 당 살리는 일에 힘을 합하자고 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유임 불가 결정을 받아들였다. 그는 이날 의총에서 "발걸음은 여기서 멈춘다"며 "오늘 의총에선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해 묻지 않겠다"고 했다. 또 "권한과 절차 등 여러 의견이 있지만 오직 국민 행복과 대민 발전, 당 승리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자유한국당 승리를 위한 그 어떤 소명과 책무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yu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