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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말시한’ 앞두고 北 막판 설득 주력…내주 비건 방한 분수령
폼페이오 “北 ICBM 중단ㆍ비핵화 약속 준수 기대”
트럼프, 北 ‘망령든 늙다리’ 조롱 불구 침묵 유지

북한이 미국에 제시한 ‘연말시한’이 카운트다운에 진입한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와 핵실험 및 장거리로켓 시험발사 중단 약속을 환기시키며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이 ‘새로운 길’ 결심을 앞두고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면서 제시한 ‘연말시한’까지 3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미국은 막판까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등정과 서해위성발사장 ‘중대 시험’ 등을 통해 ‘새로운 길’을 예고한 상황에서 내주 예상되는 대북정책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의 방한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재개에 대해 우려의 뜻을 밝히면서 북미대화 재개를 바란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양자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비핵화를 약속했고 장거리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이 모든 것은 북한이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우리가 매우 기대하는 약속들”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가장 큰 외교적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북한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단은 북미정상 간 약속이라는 점을 환기시키며 북한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경고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그는 또 대북제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지, 그 자체로 미국의 제재가 아니다”면서 “제재들은 러시아가 스스로 투표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의해 모두 추동된다”며 러시아의 협조를 주문했다. 백악관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 이란의 핵무기 개발 방지와 북한 비핵화 보장을 위한 미국의 노력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 동시에 협상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의도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의사소통할 수 있는 장소와 비핵화 달성을 위해 나아갈 길에 대해 그들과 대화할 수 있는 협상 메커니즘을 노력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계속 작업하고 있다”며 북미대화 지속 의지를 강조했다. 2년여만에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부르면서 북한을 향해 무력사용까지 언급해가며 사실상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망령든 늙다리’ 등 조롱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북미대화의 보다 구체적인 흐름은 내주 예상되는 비건 대표의 방한을 전후해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비건 대표의 방한 목적은 표면적으로 한반도정세와 북한문제를 둘러싼 한국과의 협의다. 그러나 북미 간 갈등이 가파르게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비건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북미 간 직접 접촉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있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20일 부장관 인준청문회에서 자신의 협상 상대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라며 최 부상과 만나겠다는 의지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내주께 예상되는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이나 체류기간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것을 두고 북미접촉을 위한 조율이 진행중이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비건 대표의 방한 계기 북미접촉 성사 여부는 물론 접촉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은 이미 새로운 길로 가겠다고 방향 설정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접촉이 이뤄지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조사 등 어려움 속에서 북한이 만족할만한 반전 카드를 제시하기는 어렵고 북한도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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