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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美 ‘크리스마스 선물’은 말폭탄 그칠 듯”
안보전략硏, 2019년 정세 평가와 2020년 전망 간담회
“김정은, 남북경색 직접 주도…한동안 남북관계 답보 지속”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며 제시한 ‘연말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극단적 도발보다는 당분간 저강도 조치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3일 ‘2020년 북한 및 국제정세 전망’을 주제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등을 명분삼아 장거리로켓 등을 발사할 우려가 있다면서도 이달 하순 예고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은 말폭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부상은 지난 3일 담화에서 미국의 선택만 남았다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연구원은 먼저 “연말시한 종료시 새로운 길 천명 등이 예상되지만 실제 도발은 협상 붕괴 책임을 미측에 전가할 수 있는 명분을 찾아 개시될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핵활동 재개, 로켓시험장 개보수 등 저강도 조치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행동에 나선다면 전략적 지위를 과시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며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을 명분으로 한 정지위성 발사, 신형 핵무기·잠수함 공개 등 제재강화를 명분으로 상대적으로 약한 수단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이 강한 도발을 시도한다면 최소한 내년 한해 북미관계 개선 기대를 접고 대선 이후에나 새로운 미 행정부를 상대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이 새로운 길의 배후로 생각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강경책 지속은 불가하다”며 “중국은 기본적으로 제재 무용 입장이지만 북미관계 악화 국면에서 중국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이달 하순 소집한 5차 전원회의에 대해서는 ‘12월 전원회의’로 규정하고 내년에도 신전략노선 관철을 촉구할 것으로 예측했다. 북한은 핵무력과 경제건설 병진노선을 채택한 2013년 3월 당 전원회의와 병진노선을 대체해 경제건설 총력집중노선을 채택한 작년 4월 당 전원회의를 각각 ‘3월 전원회의’와 ‘4월 전원회의’로 부르고 있다.

연구원은 이번 5차 전원회의에 대해 “전원회의 사전발표는 최초로 미국에 대한 최대의 압박 효과 의도”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말시한 설정과 연계된 비상시국 하의 긴급회의 성격”이라고 평가했다. 시기를 못박지 않은데 대해서는 미국의 태도변화를 기대하면서 여의치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명분 확보 차원이라고 진단했다.

5차 전원회의 전망과 관련해서는 북미관계에서 진전이 이뤄진다면 자력갱생총진군 재강조 등 경제문제에 집중하겠지만 그 전까지 북미관계가 여의치 않을 경우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길을 의미하는 신전략노선을 선언하고 대미 압박 최후통첩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북한이 이미 두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마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북한의 새로운 길에 대해서는 “대내외 전략을 조합한 포괄적 국가전략이자 상대의 대응에 따라 변화하는 융통성 있는 길이 될 것”이라며 “대내적으로는 자력갱생의 길, 대외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과 연대의 길, 군사적으로는 핵강국의 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 시 실무협상 일정 정도만 합의해도 연말 시한을 넘어갈 수 있지만 미 대선의 본격화 이전 최대한 많은 양보를 요구할 것”이라면서 “결국 2020년은 전반적으로 긴장국면 속 반전 계기를 모색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봤다.

이와 함께 내년 북한정세에 대해서는 노동당 창건 75주년, 조국해방 75주년, 6·25전쟁 70주년, 김정은 후계자 공식화 10주년 등 주요 정치이벤트가 집중된 중요한 해로 오는 2022년 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80주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10년을 앞두고 도약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당 창건 75주년 계기에 군과 신형무기 등을 동원한 군 열병식 등 대규모 경축행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김 위원장이 현재 남북경색국면을 직접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동안 남북관계 답보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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