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6일(현지시간) 국회의사당에서 최근 조기 총선에서 새롭게 선출된 하원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전환기간 연장을 '원천봉쇄'하는 내용이 담긴 탈퇴법 개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영국은 오는 1월 31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단행하고, 내년 12월 31일까지 예정된 전환기간이 지나면 반드시 EU를 떠나야 한다.

영국의 가디언은 존슨 총리가 새롭게 구성된 하원이 17일(현지시간) 개원함에 따라 전환기간 연장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EU 탈퇴협정 법안의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16일 보도했다. 개정안은 오는 20일께 하원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총리실의 한 소식통은 "개정안을 통해 우리는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연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정부가 어떠한 연장도 동의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다수의 전문가들은 지난 12일 열린 조기 총선에서 보수당이 압승하면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다소 해소됐지만, 비교적 촉박한 전환기간이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브렉시트 협상안을 마련하는 것 이상으로 전환기간 동안 진행될 미래관계 협상과정에서 영국과 EU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U와의 미래관계 협상은 향후 세계 시장에서 영국의 무역관계를 설정하고 EU와의 어느정도 경제적 유대관계를 유지할 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전환 기간은 한 차례 최대 2년 연장이 가능하지만 존슨 총리는 오는 2020년 말까지 EU 단일시장과 완전히 결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개정된 EU 탈퇴협정 법안은 이에 법적 구속력을 더함으로써 내년 말에 브렉시트를 완료하겠다는 존슨 총리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존슨 총리의 전환기간 연장 불가 입장에도 불구, EU 주도 하에 전환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해 온 EU 관계자들은 법개정 추진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가디언은 EU 고위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EU는 존슨이 전환기간 연장 요청을 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이들은 최근 며칠 간 전환기간 연장에 대해 논의해왔지만 존슨 총리에 의해서 이마저도 원천봉쇄 당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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