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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항 장시 구기 하지 말라!

‘대기업 보험회사에 다니는 3년 차 서른한 살 직장인입니다. 설계사가 아닌 관리직이지만 업무가 딱히 적성에 맞지 않는 거 같아 내년에 노무사 시험을 준비해볼까 하는데 과연 노무사가 비전이 있는지,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일반 회사 인사부서에 특채될 가능성이 있는지, 회사일 하면서 합격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연말연시가 되면 이런 생각, 즉 변신을 생각하는 직장인들 참 많다. 그러나 필자는 단언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서는 변신은 커녕 현상 유지도 제대로 하기 어렵다. 이분의 경우는 변신을 생각하게 된 동기부터가 엉성하다. 즉 지금 하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다른 일을 해보려 한다는 건데 그마저도 ‘딱히’라는 부사를 쓴 거 보면 정말 적성에 맞는지 아닌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부정확하지만 그래서 변신을 하고 싶고 결론은 노무사 자격증을 목표로 삼았다. 그런데, 노무사가 비전이 있는지, 수입이 얼마인지, 특채 가능성이 있는지, 회사일 하면서 공부하는 게 가능한지 등등이 궁금하다니 정말 이상하다! 그런 거를 모두 알아보고 나서 노무사를 목표로 정한 게 아니란 말인가? 그럼 여러 직군을 동그란 판에 그려놓고 뺑뺑이 돌리기 식으로 바늘을 던졌더니 노무사에 꽂혀서 그리 정했고 그 일의 비전이 어떤지는 필자에게 묻는 것인가? 오호라! 그런 식으로 앞날의 꿈을 꾸는 것은 정말 시간 낭비다.

새해에는 노무사를 한번 도전해볼까 생각하는 젊은 직장인이여!! 필자의 고향은 제주도인데 어렸을 때 어머님께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가 ‘항 장시 구기 하지 말라!’다. 항은 항아리, 장시는 장사, 구기는 계산의 제주 방언이다. 즉 항아리를 지고 장사하러 가는데 이 항아리 팔아서 닭 사고, 그 달걀 팔아서 송아지 사고, 그 송아지 키워 팔아서 집 사고 식으로 달콤한 꿈 꾸느라 잠깐 눈을 감았더니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며 항아리가 와장창 깨져 버렸다는 것이다. 이상은 높게 가지더라도 현실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몽롱한 꿈 꾸느라 눈을 먼저 감으면 걸어가는 길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두 눈 부릅뜨고 단단하게 새해 목표를 잡아라!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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