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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미니즘·퀴어·90년대생…넓어지고, 깊어진 문학
소설 독자들 새 소재에 심한 갈증
“젊은 작가 두터워지고 SF물 풍성”

지난해 소설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페미니즘과 퀴어 소설은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82년생 김지영’은 영화개봉과 함께 다시 화제의 중심에 올랐으며, 퀴어소설이 당당히 문단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등 소설지형의 변화를 보였다. 이런 중심에 30,40대 젊은 작가들이 있다. 맞지 않는 어색한 옷처럼 여겨졌던 낯선 주제들, 부족했던 한국소설의 다양성이 취향의 시대 흐름을 타고 올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페미니즘· 퀴어 소설, 변방에서 중심으로=퀴어문학으로 분류되는 김봉곤 작가의 ‘여름, 스피드’가 일간지 공모전에서 수상하고 박상영 작가의 소설 ‘우럭 한점, 우주의 맛’이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건 한국문학장의 변화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이전에 퀴어문학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노골적이고 작가가 당사자라는 점에서 확연히 구분된다.

퀴어소설을 바라보는 독자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대중문화를 통해 일정부분 익숙해진 결과로, 혐오 혹은 ‘이상한 것’에서 ‘다르지 않다’는 인식으로 바뀌는 추세다. 한편으론 우리 소설시장이 새로운 소재에 목말랐다는 얘기이기도 한데, 지속가능성은 이색 소재에서 문학의 보편적 주제인 인간의 고민과 조건 속으로 얼마나 진정성있게 녹아드느냐일 것이다. 페미니즘 문학은 여전히 에너지가 살아있다. 부조리한 상황을 예민하게 인식하는 여성문학에 독자들의 호응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하면 젊은 작가 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건 2020년대 소설시장이 가장 기대되는 이유다.

90년대생까지 작가군이 내려오면서 소설의 스펙트럼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앞에 지난해 좋은 반응을 얻은 김초엽 작가가 있다. 과학의 대중화에 힘입어 낯설지 않은 SF 소설들이 더욱 서점가를 풍성하게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몇년째 이어지고 있는 에세이 열풍도 홀로 사회, 불안의 시대에 위로를 건네며 식지 않는 힘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서정가제, 다시 뜨거운 감자로=책값의 할인을 15%로 제한하는 도서정가제가 정착됐지만, 전자책 시장의 성장과 ‘정가 피로감’으로 다시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전자책을 종이책과 똑같이 일률적으로 규제하는데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모바일 시대 다양한 플랫폼과 책 대여 등 유통형태에 따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구간 할인에 대한 요구도 적지 않다. 과거 팔리지 않는 구간은 할인을 통해 출판사는 재고 부담을 덜고 소비자는 싼 값에 책을 한 권 더 구입할 수 있었는데, 이런 기회가 막혔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폐기처분 되거나 겉장만 바꾼 에디션으로 정가판매해 소비자들을 우롱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웹소설· 웹툰의 경우도 반발이 크다. 지난해 출판유통심의위가 이를 전자책으로 규정, 정가표시와 할인율 제한 등 출판법 준수를 요구함에 따라 관련업계의 저항이 크다. 업계는 제작과 유통, 결제방식이 전통적인 일반 간행물과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적용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다. 가격에 예민한 소비자의 불만은 지난해말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등장하기도 했는데, 변화하는 시장에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도서정가제는 뜨거운 감자가 될 공산이 크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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