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초읽기’ 들어간 이재명의 2020 첫날
“혁명적인 일을 하던 시대는 갔다”
1월 대법원 판결.. 정치 프레임은 한국 정치 기네스 감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늘 그랬다. 이재명 경기지사 삶의 궤적은 굴곡 그 자체다. 소년공에서 시작한 그는 공장에서 일하다 왼팔을 다쳐 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그의 정치를 이해하려면 굽은 팔에서 시작하면 된다. 굽은팔에 모든것이 녹여있다. 스펙좋은 부모를 둔 요즘 부모와는 아주 딴판이다.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였다. 하루하루 생사를 넘나들었다. 오직 먹고 살기위해서다.

이 지사는 “그때 대부분 소년소녀였던 ‘공돌이’와 ‘공순이’들은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도구에 불과했다. 관리자들과 일부 고참을 뺀 노동자들은 일단 출근하면 퇴근 때까지 공장 밖으로 나가는 게 금지됐다. 육중한 공장철문은 오전 9시면 잠겼고 퇴근시간이 될 때까지 열리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검정고시, 사법고시를 통해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면서 ‘이재명’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6년동안 취재를 하면서 느낀 그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흑과 백이 아주 분명한 사람’이다.

‘사이다· SNS대통령·갓재명·변방장수’ 등 그의 아이콘을 대변하는 별칭의 투영 이미지는 ‘전사(戰士)’다.

다 싸워봤다. 일개 지자체장(성남시장)이 홍준표·박근혜와 맞짱을 뜨고, 가수 유승준 입국을 반대하는 글도 올리면서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옛날로 비교하자면 시골사또가 왕에게 대든 꼴이다. 더민주 대권경쟁을 놓고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화끈한 설전도 벌였다. 무상복지를 시행하고 닥터헬기, 불법계곡 영업철거, 분양가 공개, 수술실 CCTV설치 등 수많은 프레임을 내건 그는 한국정치 기네스북에 오를만 한 정치 기염을 토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굽은 팔을 보였다.

그가 요즘 변했다. 적토성산(積土成山). 이 지사가 내건 올해 사자성어다. 흙이 쌓여 성을 이루듯이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하다보면 도민이 체감하는 행정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적토성산을 언급했다는 의미를 역발상해보면 그동안 큰일을 벌였다는 의미로 재해석된다. 그의 투사정신은 작은일로 물줄기를 바꿨다. 그의 송년사를 꼼꼼히 보면 ‘고맙다. 미안하다’ 는 의미가 함축돼있다. 이 지사하면 떠오르는 투사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컬러다.

그는 “혁명적인 일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하천계곡 정리, 미세먼지 단속 등 작은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가 표방한 작은일은 민생이라는 큰 물줄기로 회귀했다. 정치 기본인 민생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연어정치다.

성남의료원 건립 투쟁에서 시작된 정치입문 결심은 성남시장 재선으로 이어졌고 ,경기도지사로 당선됐다. 성남의료원은 지난해 12월 완공됐다. 그는 새로운 경기를 외쳤다.

그의 2020년 새해 첫날은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 날이다. 대법원 판결이 얼마남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대법원 주문은 결론났고. 앞으로 15~20일내 판결날 것으로 예상했다. 1월안에 결론난다고 보면 된다.

그는 사실 이러한 숨막히는 시간을 늘 마주해왔다. 그런 상황때마다 취재했던 나에게 돌아온 그의 대답은 일관됐다.

“뭘 계획하고 준비해본적이 없다. 그냥 목적을 생각하지않고 가다보면 늘 길이 열렸다”고 했다.

이번에도 그의 신념이 통할지 주목된다. 곧 정치 사형 선고를 받을 지도 모르는 그의 대권잠룡 여론조사결과는 ‘이상하게도(?)’ 상승세다. 이만하면 “한국정치 기네스북 감이다”라는 평이 나올만하다.세상에서 가장 센 무기는 핵폭탄이나 총칼이 아니다. 바로 감동이다.

ob140@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