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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2020 대중정서는 또 어디로 향할까?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2020년 경자년이 밝았다. 지난해에는 대중문화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올해는 또 어떤 대중문화가 만들어지고 어떤 스타가 대중적 지지를 받을까?

인터넷과 SNS의 시대, 대중문화는 갈수록 대중정서의 강한 지배를 받는다. 개인들이 합쳐져 개성이 사라진 어중이 떠중이거나 획일화된 덩어리가 아니라, 욕망과 취향(라이프스타일)이 잔뜩 반영된 한사람 한사람의 의견이 합쳐져 큰 힘을 발휘한다.

대중문화에서 뜬 스타, 유재석 백종원 펭수 등을 보면, 이 힘을 실감할 수 있다. ‘놀면 뭐하니’의 유플레쉬나 뽕포유의 인기는 김태호 PD의 역발상 기획력이 크게 작용했지만, 오랜 기간 바른 생활을 유지하며 성장하고 있는 유재석에 대한 대중적 호감도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 정체는 ‘무한도전’을 유재석 혼자 해도 계속 밀어주겠다는 신뢰감이다.

먹방, 쿡방 시대 배출된 많은 셰프들의 인기가 주춤해졌지만 요식업 대선배 백종원은 오히려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장사 안되는 골목식장 살리기(골목식당), 지역 농수산물 소비 촉진(맛남의 광장) 등으로 대중정서의 강력한 힘을 받고 있다. “눈치 챙겨”라고 하는 펭수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공통점은 공정함, 사회 정의,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 잘못된 관계나 관습, 선입견에 빠지지 않기 등 요즘 대중정서가 향하는 방향을 잘 읽고있다.

연기를 잘 하고도 지난 연말 연기대상에서 우수-최우수연기상-대상 계열의 상을 받지 못한 정재영과 남궁민, 장나라, 지성 등은 이미 ‘대중정서상’을 받은 셈이다. 과거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김건모를 퇴출시키는 힘도 법이 아니라 대중정서다.

‘90년대 GD’ 양준일의 소환은 거의 30년전 발표한 뉴 잭 스윙(R&B의 멜로디 요소와 힙합의 강한 리듬을 결합한 흑인음악) 장르의 댄스곡 ‘리베카’와 ‘가나다라마바사’ ‘Dance wit Me 아가씨’와 V2로 개명하고 10년 후 발표한 노래 ‘판타지’ 등 젊은 세대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낡음에 빠져드는 ‘뉴트로’이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 양준일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당시 대중은 한국말이 어눌하고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미국에서 온 양준일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었고 배려가 부족했다. 지금은 그를 홀대했던 미안함도 많이 포함돼 있다. 법과는 별개로 유승준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대중 정서처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보내버린 양준일에 대해 미안하다는 정서도 작용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모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진다. SNS도 여러 계정을 운영하며 다양한 정체성을 보여줘 개인적인 덕질 문화를 활성화시킨다. 평범한 아줌마가 인터넷에서는 또 다른 페르소나인 열정적인 ‘아미’로 변한다. ‘멀티 페르소나’(다층적 자아) 시대, 대중정서는 또 어디로 향할까?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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