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中 ‘고집’에 발 묶인 우한 내 한국 교민들
총영사관 “귀국 일정 연기” 긴급 공지
“중국 정부와 밤새 협의 못 끝마쳐”
‘유증상자’ᆞ’통행’ 문제 두고 ‘이견’
29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시로 이어지는 도로 위에 장애물과 흙과 자갈 등이 쌓여 있다. 이는 당국이 아닌 인근 주민들이 우한에서 오는 사람의유입을 막는다면서 설치한 것이다. 우한으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이런 장애물들이 다수 설치되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진원지로 지목되며 사실상 중국 정부에 의해 봉쇄된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갇힌 우리 국민 700여 명이 우리 정부 전세기를 통한 대피에 나섰다. 그러나 전세기 출발 직전까지 유증상자 대처 방식과 중국 내 통행 문제 등을 놓고 중국 측과 협의를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외교당국은 대피를 앞둔 교민들에게 일정 지연을 통보했다.

30일 외교부에 따르면 주우한총영사관은 이날 오전 우리 정부의 특별 전세기를 통해 출국을 앞둔 우한 내 교민들에게 ‘공항으로 이동하지 말고 추가 공지가 전달될 때까지 현재 있는 위치에서 대기하라’는 내용의 긴급 공지를 발송했다. 중국 측이 전세기 허가를 미루면서 덩달아 교민들의 이동도 늦춰지게 된 것이다.

총영사관 측은 “중국 측의 허가 지연으로 1월 30일 목요일 임시 비행편 탑승을 위해 10:45까지 톨게이트로 집결하기로 했던 공지를 변경한다”며 “해당되신 분들은 아침 일찍 이동하지 마시고 현재 계신 곳에서 다음 공지를 기다려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외교부 관계자 역시 “밤까지 우리 교민들의 철수와 관련해 중국 정부 측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협의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 국민이 안전하고 빠르게 귀국할 수 있도록 중국과 대화를 계속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출국을 몇 시간 앞둔 상황에서 지연 공지가 나오자 현지 교민들은 불안감을 나타냈다. 후베이성 한인회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우한 시내에 거주 중인 교민들도 걱정이지만, 외곽 지역에 있는 교민들은 중국 정부와 현지 주민들의 도로 봉쇄로 아예 공항에도 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상당한 상황”이라며 “공항까지의 이동 문제로 교민들이 총영사관에 전화를 계속하고 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공항까지의 이동은 개별 책임’이라는 답변만 듣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 측은 우리 교민들의 통행 문제와 전세기 탑승 전 검역 절차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체온이 37.3도를 넘는 등 ‘유증상자’에 대해 중국 측은 여전히 ‘전세기 탑승이 불가하고, 중국 내에서 격리 조치돼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공항까지의 이동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전세기 운영 자체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보건 당국은 중국 측의 검역 방침에 대해 “유증상자에 대해서도 우리 검역원이 판단해 전세기에 격리 탑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협의가 진행 중임을 밝혔지만, 중국 측은 여전히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8일 전세기를 동원해 자국민 대피를 진행한 미국과 일본은 각각 200여 명의 자국민들 귀국시키고 우한시에 추가 전세기 투입을 추진 중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약 20개국이 전세기를 통한 자국민 철수 계획을 발표하며 중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우리 국민의 대피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osy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