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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량한 바른미래…‘바른’도, ‘미래’도 다 떠났다
‘바른’ 유승민·‘미래’ 안철수 탈당
孫 퇴진론 더욱 고개들 듯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바른’도, ‘미래’도 떠났다. 바른미래당의 현 주소다.

‘공동 창업주’인 유승민 의원이 이달 초 새로운보수당을 꾸려 탈당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안철수 전 의원이 당을 나가면서 바른미래당은 한층 더 허약한 구조를 갖게 됐다.

애초 바른미래당이란 이름은 유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인사들의 상징인 ‘바른’(right), 안 전 의원 등 국민의당계 인사들의 모토인 ‘미래’가 합쳐져 지어진 것이다. 사실상 두 상징의 핵심 인사가 모두 빠지면서 간판 자체에 녹이 슬 처지가 됐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유승민계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3일 오전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장 손학규 대표의 퇴진론이 더욱 고개를 들 가능성이 높다. 손 대표의 리더십은 이미 중상을 입은 상황이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들이 당무를 거부하면서 1인 최고위원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원내대표는 공석이며, 손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은 바 있는 채이배 정책위의장도 최근 사임했다. 손 대표의 우군으로 꼽히던 당내 호남계 의원들과도 부쩍 사이가 틀어진 모습이 감지되는 중이다.

안 전 의원도 탈당의 가장 큰 이유로 손 대표를 지목했다. 안 전 의원은 전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어제(28일) 손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고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며 바른미래당을 재창당해 그런 길을 걷고자 했지만, 이제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두 인사는 당의 지도체제 전환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안 전 의원은 자신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주장했고, 손 대표는 이에 기자회견을 열고 “명분도, 이유도 없다”는 취지로 거절 뜻을 명확히 했다.

바른미래당 내에선 안 전 의원을 지지하는 이를 중심으로 탈당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다만 손 대표에겐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당 대표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손 대표는 전날 안 전 의원 탈당에 관한 입장문을 내고 “대화와 타협 없는 정치는 고립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안 전 의원에 대한 저격이다. 그는 또 “자신의 요구사항만 얘기하고, 그 점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당을 나가겠다는 태도는 정치인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며 “안 전 대표가 이 점을 숙고하고, 앞으로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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