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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교익, “설현도 박쥐 먹어…중국인 혐오, 정치인 총선용”

[헤럴드경제=뉴스24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 중국의 박쥐 식용 문화에 대한 비난이 커진 가운데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과거 한국의 박쥐 식용문화를 언급하며 "가수 설현도 먹었다"고 중국인 혐오를 경계했다.

황교익은 30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한국인도 예전에 박쥐를 먹었다. 지금의 중국인과 다르지 않다"고 과거 한국의 박쥐 식용 기사를 SNS에 올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1999년 기사에 보면, 환경부의 사무관이 한약재로 박쥐를 남획하고 있다는 말이 등장하고, 1979년에는 아예 박쥐 관련된 한 박사님이 박쥐 좀 그만 잡아먹자,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멸종위기에 있다는 말까지 했다. 의외로 박쥐를 약이 된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많이 먹었다"며 "자료를 뒤져보니까 동의보감에도 박쥐가 건강에 아주 좋은 것으로 올려져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 이를 올린 데 대해 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쥐로 인해서 크게 번졌다고 하는 말과 함께 거의 인민재판 하듯이 중국인들은 미개하다, 혐오를 조성하는 말들이 나온다"며 "제국주의 시대에 미개하다고 식민지 사람들을 미개로 몰고 가기 위한, 혐오를 부추기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먹는 음식을 두고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다. 그런 방식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쥐를 먹는 양국의 영상물을 통해 우리가 중국인들을 어떤 시각으로 대하고 있는지 잘 드러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SBS ‘정글의 법칙’ 캡처.

황씨는 "중국인 블로거가 박쥐탕을 먹은 게 2016년이다. 중국에서 먹은 것도 아니고, 팔라우라고 하는 남태평양의 어느 섬에 가서 먹었는데, 그 영상을 가지고 와서 중국인들한테 혐오 감정을 붙였다"며 "그런데 2016년도에 SBS '정글의 법칙' 거기서 설현 씨가 나와서 박쥐 먹는 것을 보여줬는데 거의 같은 시기다. 각각 다른 어느 지역에서, 거기도 중국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인 혐오가 정치인들의 총선용이라고 지적했다.

황씨는 "혐오의 감정을 만들어서 이게 중국인에 대한 혐오감정, 관리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혐오감정으로 같이 연결해서 정치 판도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거다. 지금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는 내부에서 확진자가 4명밖에 없고 사망자도 없다. 지금은 어떻게 보면 작은 사건"이라며 "그런데 거기에 대한 불안은 어마어마한, 우리 지금 핵폭탄 하나 떨어진 것 같은 그런 정도의 불안감을 조성해놓고 있다. 일종의, 정치인들이 총선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밖에는 저는 생각이 안 든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간이 문명을 만들어나가는 모습에서 보면 가축화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확보해나가는 식으로 문명을 발달시켜 왔다. 지금도 박쥐는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어느 지역에서는 또 먹고 있다. 그런 일을 두고 한 민족, 국가, 국민들을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르지 않다"고 재차 강조하며 "중국인이기 때문에 그런 음식을 먹고, 그런 질병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인간은 다 똑같다. 왜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우리는 자꾸 잊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혐오라는 것은 쌍방이 주고받는 감정이다. 우리가 중국인에 대해서, 그리고 특정 한국인에 대해서 차별과 혐오의 감정을 붙이면 그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혐오와 차별의 감정이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된다"며 "서로 마음속에 있는 혐오, 차별, 이것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 내려놓고,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정치인들은 표 얻으려고 국민 감정을 이용하는 일, 그만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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