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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상품 8할은 실패’…뇌가 좋아하는 구매신호 따로 있다
무엇을 놓친 걸까 필 바든 지음, 이현주 옮김 사이

품질이 동일한데도 어떤 제품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어떤 제품은 외면당할까? 디자인이 더 세련되게 바뀌었는데 왜 매출은 급락한 걸까?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마케터들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나오는 8할의 제품은 실패하고 만다.

유니레버, T모바일 등 다국적기업에서 25년동안 마케팅 책임자로 일한 필 바든이 행동심리학, 신경과학 등 최신 과학적 발견에 기대 오랜 수수께끼, 구매의 비밀에 다가갔다.

그에 따르면, 성공과 실패의 결정적 차이는 뇌의 신경회로를 자극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차이다. 구매자들은 물건을 살 때 거의 의식하지 못하지만 미묘한 디자인의 차이, 제품 용기의 색깔 차이, 단어 하나의 차이, 가격 표시법의 차이, 앱의 버튼 위치의 차이 등을 미묘하게 가려낸다.

바든은 여기서 노벨상 수상자인 카너먼의 자동으로 반응하는 뇌(시스템1)와 생각하는 뇌(시스템2) 이론을 끌어와 설명한다. 우리 행동의 대부분은 자동조종시스템에 의해 이뤄지며, 구매도 마찬가지다.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는 바로 자동시스템1에서 처리, 고민이나 생각할 필요없이 자동으로 제품을 구매한다. 반면 선호도가 낮은 브랜드는 시스템2가 작동, 이것 저것 따진 후에 결정하게 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확실히 더 선호하는 것이 있다, 가령 ‘기름기 75퍼센트 뺀 고기’ 라는 말 이 ‘지방분 25퍼센트 함유’라는 표현보다 훨씬 더 긍정적으로 인식된다. 이는 고기를 실제 먹을 때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구매 결정 뿐 아니라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야채 삶은 물’이란 표현보다 ‘풍부하고 깊은 맛’ 이라고 표현된 경우 훨씬 더 해당 뇌영역이 활성화되고 잘 팔렸다.

이런 신경활동을 분석하면 사람들의 구매 결정 예측도 가능하다. 신경학자인 브라이언 넛슨 스탠포드 대 교수팀은 고디바 초콜릿 실험에서 바로 단순한 원칙을 찾아냈다. 가격을 뺀, 초콜릿 사진을 보여주자 보상시스템으로 알려진 뇌부위가 활성화됐다. 그런 뒤 가격을 보여주자 고통을 경험할 때 활성화되는 뇌섬엽이 반응했다. 결과적으로 보상과 고통의 차이가 충분히 클 경우, 사람들은 상품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흔히 마케터들은 브랜드에 집중할 것인지, 특가 제시에 집중할 것인지 고심하면서 두 가지를 하려면 딜레마에 빠지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딜레마는 없다는 것이다. “상품의 예상되는 보상과 가격을 근거로 구매자의 뇌가 계산하는 순가치를 키우면”된다.

저자는 이 내적인 가치를 높이는데 성공한 제품과 실패 사례를 다양하게 제시해 놓았다. 한 예로 스니커즈 초코바는 ‘냉동실에 넣을 초코바 18개 사세요’라는 기준점 제시로 매출을 두 배 키웠다. 핵심은 구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뇌가 좋아하는 신호를 활용하는 것이다. 지금은 신경마케팅의 시대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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