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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품·시설 부족 속 우한 덮친 ‘감염 공포’…“7시간 기다려도 검사 못받아”
의료시설 부족으로 병원 찾아도 진단조차 못받아
의심 환자들 사이에서 장시간 대기
中 당국, 병원 및 격리시설 추가 건설
중국 후베이성에 지어지고 있는 임시 의료시설의 모습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시에 거주하는 67세 안 씨는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돼 병원을 찾아 7시간이 넘게 대기했지만, 넘쳐나는 환자에 병원 문턱 조차 제대로 넘지 못했다. 다른 병원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는 제대로된 진단 조차 받지 못한 채 고열을 내리기 위한 정맥주사만 맞은 채 현재 집에서 자체 격리 중이다.

안 씨의 사례처럼 우한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이렇다할 처치를 받지 못하고 바이러스 감염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의 봉쇄령 이후 의료 시설과 물품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많은 우한시민들이 치료를 받거나 심지어 진단을 받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가장 심각한 것은 물품 부족이다. 봉쇄령으로 인해 타 도시로부터의 물품 반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기 때문이다. 검사 키트와 의약품 부족을 호소하는 의료진들의 목소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렇다할 대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대중교통이 중단되면서 몸 상태가 의심되는 사람들도 몇 시간을 걸어서 병원을 방문해야한다. NYT는 앰뷸런스 역시 수 백 명의 사람들이 대기 명단에 올라있어 쉽게 부를 수 없다고 전했다.

병원에 가더라도 안 씨처럼 돌아서야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이미 환자들로 만원인 병원에는 복도까지 침대가 늘어서 있는 상황. 아버지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한 남성은 인터뷰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운좋게 병원 문턱을 넘더라도 기침이나 발열 증상을 보이는 ‘의심 환자’들로 가득한 대기실에서 몇 시간 동안 대기를 해야하는 상태다. 즉, 감염이 되지 않았더라도 대기 시간 동안 다른 환자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옮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병원 진단과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우한 시민들 사이에서 ‘운이 좋은 사람’으로 통한다.

정부는 우한시를 덮친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 2일 우한시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을 보이는 이들을 위한 격리 시설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진단 및 치료하기 위해 두 개의 임시 의료시설도 건설된다. 이 중 한 곳은 1000명의 입원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중앙정부는 1400명의 군 의료진을 배치해 의료인력 부족사태도 해결 할 것이라 밝혔다.

정부 대책에도 우한시민들의 공포감은 사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시민들은 봉쇄령 이후 사태가 더욱 악화됐으며, 정부 발표만으로는 현재의 상황을 해결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NYT는 “지난달 23일 우한시 봉쇄 이수 많은 주민들은 공식적인 확진자 수치를 믿지 않고 있다”면서 “공식 발표가 제시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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