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상수 기자의 불멍톡 3>캠핑은 디테일에 있다

[헤럴드경제 =김상수 기자]야외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다.’ 캠핑(camping)의 사전적 의미다. 우연한 기회로 시작한 첫 야영 때나 지금이나 캠핑의 목적은 같다. 과정도 ‘대략’ 비슷하다.

그때와 지금 차이가 있다면 사소한 것들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텐트나 타프(천막)를 설치하려면 팩과 끈을 연결해야 한다. 처음엔 그냥 질끈 묶었다면, 지금은 에반스 매듭, 일명 ‘사형수 매듭’을 쓴다. 맨땅에 텐트를 쳤던 처음과 달리 지금은 그라운드 시트를 먼저 깐다. 타프 천과 폴대, 끈을 합칠 때에도 손에 잡히는 것부터 결합했다면, 지금은 ‘폴대→천→끈’의 순서를 세웠다.

사실 하나하나 대세엔 지장 없는 것들이다. 복잡한 매듭법 없이 그냥 묶어도 된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풀릴 수 있다. 맨바닥에 텐트를 쳐도 무방하다. 다만, 냉기에 밤잠을 설치거나 철수 때 흥건히 젖은 텐트 바닥이 난감할 뿐이다. 폴대와 끈 사이에 꼭 천막 천을 넣지 않아도 된다. 다만, 강풍이 불면 폴대와 끈만 덩그러니 천이 날아간다.

철수할 때에도 몇가지 사소한 변화가 있다. 수많은 끈을 가방에 우겨넣던 때와 달리 팔꿈치, 손바닥 등을 활용해 크기별로 하나씩 정리해놓고, 집에 텐트를 보관할 때에도 텐트 가방을 꼭 열어둔다.

‘뭘 이렇게까지’ 싶은 절차가 있다면, ‘뭘 이런 것까지’ 싶은 장비도 많다. 대표적인 게 파일드라이버다. ‘말뚝 박는 기계‘에서 유래한 이 캠핑용품은 간단히 말해 ‘가늘고 긴 알루미늄 말뚝’이다. 랜턴이나 스크린 등을 걸 때 활용한다.

끈을 정리하지 않고 철수하면 다음 캠핑 때 꼬인 줄 덩어리를 풀며 육두문자가 나오고, 텐트 가방을 열지 않고 몇 개월을 보관하면 곰팡이 핀 텐트를 마주하게 된다. 파일드라이버 없이 맞이하는 밤은? 밤새 대신 랜턴을 들고 서 있을 수 있다면야.

‘디테일’은 결정적 순간에 성패를 가른다. 그리고 통상 결정적 순간은 위기와 함께 찾아온다. 강풍이 불거나 폭우가 내릴 때. 텐트가 무너지거나 타프가 날아가거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은 사실 ‘신은 디테일에 있다’는 속담에서 유래했다. 속고 속이는 세상사, 디테일은 약관 속 몰래 숨겨둔 문구처럼 부정적 의미로 통용되지만, 본래 디테일은 완성을 위한 노력이자 예방이다. 그래서 디테일이 중요하다.

감성캠핑을 위해 트렁크 가득 장비를 바꿔도 애매하더니, 랜턴 불빛 색깔 하나만 바꿨더니 뿅뿅하기도 하고. 장작 주문 업체를 한번 바꿨을 뿐인데 캠핑이 그리 편할 수 없다.

캠핑을 하다보면, 정말 사소한 것들이 참 중요해질 때가 있다. 사는 것과 참 비슷하다.

◆캠핑 팁

캠핑에서 끈은 정말 활용도가 많다. 자주 쓰는 매듭법은 평소에 배워두면 좋다. 매듭법을 검색하면 쉽게 배울 수 있다. 나비 매듭이나 사형수 매듭 등 자주 쓰이는 매듭법도 몇번 연습하면 어렵지 않게 숙달할 수 있다. 귀찮더라도 끈 정리는 꼭 하도록 하자. 메인 타프 끈 같은 경우 한번 얽히면 도중에 끊어버리고 싶은 충동마저 느낄 지경.

다음 캠핑을 위해서라면 꼭 끈정리는 깔끔하게.

dlc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