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건군절 열병식 없이 차분
북한은 72주년 건군절을 전후해 두드러지는 대남·대미메시지나 전략무기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북한 인민군과 인민들이 건군절을 맞아 평양 만수대언덕에 자리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을 참배하고 있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조선인민군 창건 72주년인 건군절을 맞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보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행보도 없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건군절을 계기로 인민군 장병과 근로자, 청소년이 평양 만수대언덕에 세워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을 찾아 꽃바구니를 진정했다고 보도했다. 김일성·김정일 동상 앞에는 김 위원장과 당·정·군, 사회단체, 내각, 중앙기관, 기업소 등의 명의 꽃바구니가 놓여졌다.
신문은 “조선인민군을 백승의 한길로 이끄시어 주체혁명위업 완성의 튼튼한 토대를 마련해주신 절세위인들에 대한 다함없는 경모심을 안은 군중의 물결이 뜨겁게 굽이쳤다”며 “군중들은 탁월한 군 건설사상과 정력적인 영도로 빈터 위에서 자력건군의 대업을 실현하시고 우리 인민군대를 무적필승의 혁명강군으로 강화발전시키신 절세위인들의 불멸의 업적을 되새기며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동상을 우러러 삼가 인사를 드리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날 별도의 기사에서는 사회주의운동가로 조선인민혁명군에서 활동한 마동희의 생애를 조명하면서 “수령결사 옹위에 조선혁명의 영원한 승리가 있다”면서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강조했다.
신문은 건군절 당일인 전날에는 인민군이 조국보위, 혁명보위, 인민보위의 사명과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면서 작년 양덕온천문화휴양지 등 건설에 참여한 것과 관련해 경제건설 돌파구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민군에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 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는 제일결사대, 제일근위대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은 그러나 건군절을 맞아 강경한 대남·대미메시지를 내놓거나 전략무기 강화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건군절에 앞서 일각에서 가능성이 제기된 대규모 열병식도 없었으며 중앙보고대회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건군절이 72주년으로 5년, 10년 단위의 이른바 ‘꺾이는 해’에 해당하는 정주년이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도 알려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건군절 71주년이었던 작년에는 당일 인민무력성을 방문하고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공훈국가합창단 기념공연 관람과 노동당 주최 연회에 참석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역시 정주년이 아니었던 작년에는 공개활동을 가진 반면 올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을 두고 전세계적으로 확산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직 북한 당국의 발표는 없었지만 북한에서 이미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특히 김 위원장을 비롯한 최고지도부가 있는 평양은 철통봉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설 명절 기념공연 관람 이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앞서 ‘혁명 1세대’로 국장으로 진행된 황순희 장례식장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올해 들어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된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도 지난달 초 순천 인비료공장건설현장 방문 한 차례뿐이다.
한편 북한은 신종코로나 유입 방지를 ‘국가존망이 걸린 중대문제’로 규정하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한데 이어 도, 시, 군 단위에 비상방역지휘부를 조직하고 북한 경제 사령탑이라 할 수 있는 국가계획위원회가 방역을 총괄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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