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박 ‘월드드림호’ 승무원 전원 음성…하선조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지난 5일부터 일본 요코하마항 해상에 정박해 있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격리된 탑승자들이 취재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수 천여 명이 장기간 동승하는 대형 크루즈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감염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감염자 탑승 확인 이후 일본 요코하마항에 격리돼 있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격리기간이 연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같은 이유로 홍콩에 발이 묶였던 다른 크루즈선의 탑승자들은 전원 하선했다.
9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 일일보고서에서 새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격리기간이 애초 예정된 19일에서 더 연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감염자 확인 전까지만해도 탑승객들은 지난 3일 배에서 내릴 예정이었다.
지난달 요코하마를 출항한 이 배는 기항지인 홍콩에서 하선한 80세의 홍콩 남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실이 알려진 후 무더기 감염 사태를 겪고 있다. 배에는 3700여명의 승무원과 승객들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일본 후생노동성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 6명의 추가 감염자 발생을 확인, 현재까지 이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는 70명을 기록하고 있다.
격리기간이 ‘기약없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선내 격리자들의 추가 감염 및 건강 상태 악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약 100명의 탑승자가 발열 등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데다 크루즈선 내 생필품과 의약품도 부족해 탑승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즈선의 열악한 위생 상태에 불만을 토로하며 선외 격리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신혼여행 중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 현재 선내 격리 중인 밀레나 바소 씨는 CNN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배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면서 “이미 감염된 유람선이 아닌 위생 상태가 안전한 곳에서 격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환자 발생으로 지난 5일부터 홍콩 카이탁 크루즈 터미널에 정박해있던 또 다른 크루즈선인 월드드림호는 탑승자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하선 조치가 내려졌다.
지난달 중국 광저우를 출발해 베트남을 다녀온 이 크루즈선은 탑승자 중 8명이 확진판정을 받으며 격리조치 됐다. 홍콩 당국은 승무원 전원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검사를 진행했으며, 확진 환자와 직접 접촉을 하지 않은 1800명의 승객에 대해서는 검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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