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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샌더스 뉴햄프셔 辛勝에 속으로 웃는 월가
“샌더스 이겼지만 더 크게 패배할 것”
주요 금융기관 2개 시나리오 생산
민주당 최종주자 중도 후보 부상 관측
트럼프 “샌더스 에너지 있어” 의도적 ‘띄우기’
 

미국 민주당의 두 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1위에 오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남부뉴햄프셔대학에서 연설을 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미국 민주당의 두 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신승(辛勝)하자, 월스트리트가 조용히 웃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한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거나, 민주당에선 중도 성향 후보가 대선 최종 주자로 부각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들먹이면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의 주요 금융기관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결과를 놓고 이런 시나리오를 투자자 대상 노트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뉴햄프셔의 전날 선거 최종 개표 결과를 보면, 샌더스 의원은 7만6352표(25.9%)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7만2443표·24.4%)보다 고작 3909표가 많은 ‘박빙의 승부’였다.

앞서 아이오와 코커스(전당대회) 결과까지 감안하면 ‘샌더스·부티지지’ 양강구도가 형성된 걸로 볼 수 있지만, ‘급진’ 성향 샌더스 의원을 대하는 월스트리트의 시선은 냉정했다.

투자은행 레이몬드제임스의 에드 밀스는 “샌더스 의원이 치고 나가지 못한 건 ‘중재 전당대회(과반득표 후보 없을시 당 지도부가 특정 후보 지지를 공개한 뒤 재투표해 대선 후보를 선정하는 방식)’ 가능성을 높이는데 이건 시장엔 긍정적일 걸로 본다”고 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스풀리는 “샌더스 의원의 승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이길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엔 무조건 좋다”면서도 “샌더스 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의 득표율을 합해봐야 35%인데 이건 아이오와 코커스 때보다 10%포인트 가량 낮다. 유권자들이 ‘극좌’에서 이동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대선 본선에서 승리하려면 이념적으로 좌편향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 중도 성향의 주자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흐름을 읽어낸 것이다.

베다파트너스의 엔리에타 트레이즈는 “샌더스 의원은 이겼지만, 더 크게 패배할 것”이라며 “득표차가 매우 실망스럽고, 2016년에 그를 향한 지지가 크게 줄어든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샌더스 의원은 지지층이 확고하지만 천장(한계)도 있다”며 “천장은 예상했단 거보다 훨씬 낮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KBW의 브라이언 가드너는 “샌더스 의원이 대선주자가 되고 승리 가능성이 보인다면 금융 관련주 투매를 예상한다”면서도 “현재까진 투자자들은 샌더스 의원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했다. 가드너는 “오는 가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한 걸로 나오면, 시장은 우호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자신의 2기 경제 어젠다를 명확히 하지 않았지만, 재선은 감세정책과 규제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샌더스 의원을 평소 ‘미친 버니’라고 부르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그에겐 에너지가 있다”며 “사람들은 그의 메시지를 좋아한다”고 치켜세웠다. 본선에서 맞붙으면 승산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의도적으로 ‘띄우기’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후보가) 되는 나는 상대해낼 것이다. 그러나 버니 샌더스가 지금 당장으로선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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