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캠프 등 관여 ‘상담역’ 맡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호프 힉스(오른쪽) 전 백악관 공보국장이 2018년 3월 29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은 힉스 전 국장이 백악관에서 일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힉스 전 국장이 사임 2년여만에 백악관으로 컴백하는 걸로 알려졌다. [AP]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 호프 힉스(31) 전 백악관 공보국장이 돌아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서실장보다 더 신임한다는 말도 나와 ‘문고리 권력’이란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다.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돼 사임한지 2년여 만이다. 탄핵 위기를 거치며 충성도가 낮은 참모들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고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믿을맨’을 지근거리에 불러 모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AP통신 등은 힉스 전 국장이 대통령 상담역을 맡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등과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그는 다음달 초부터 업무를 시작할 전망이다.
힉스 전 국장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선거캠프 업무도 관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관계자는 “여러 전략적 분야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했다. 쿠슈너 선임고문은 “호프 힉스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어젠다를 이행하는 데 열중하는 사람은 없다”며 “그가 우리 팀에 돌아와 기쁘다”고 했다.
힉스 전 국장은 2018년 3월 백악관을 떠났다. 로버트 뮐러 특검이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의 선거 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미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증언을 한 뒤였다. 그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호의적인 매체인 폭스뉴스에 합류해 부사장으로 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힉스 전 국장을 아꼈다. 지난 대선 국면과 대통령 취임 초기에 몇 안되는 믿을 만한 참모로 여겼다. 덕분에 힉스 전 국장은 대통령 집무실 바로 밖에 앉아 일하며 대통령에 직보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그는 대통령의 심기를 귀신같이 읽어내는 걸로 묘사된다고 AP는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힉스 전 국장이 사임할 때 “언젠가 다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힉스 전 국장의 컴백 소식에 “거의 6년간 함께 일했는데 가장 유능하고 요령있는 사람 가운데 하나”라며 “백악관에서 함께 일할 걸 생각하니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힉스 전 국장은 백악관을 떠나 있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종종 동행했던 걸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그가 뉴저지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드민스터 리조트에 갔을 뿐만 아니라 오하이오주 정치집회에도 함께 했다고 전했다.
힉스 전 국장은 모델 출신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 언론 담당 보좌관이 되기 전엔 트럼프그룹에서 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운영하는 의류회사 업무를 돕기도 했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