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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정대상지역 집값, 비지정 지역보다 두 배 더 올랐다
한국감정원 집값 조사, 조정대상지역 지정 1년 전후 비교
1월 조정대상지역 0.79% 오를 때 전국 0.37% 상승
“규제지역은 주택 수요 많고 호재 몰려 오를 수밖에 없어”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정부가 21일 수원 영통‧권선‧장안구와 안양 만안, 의왕시를 대출과 세금규제 등을 받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크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지만, 이미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의 집값 흐름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집값 오름폭이 오히려 비규제지역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고, 하락기엔 낙폭이 오히려 비규제지역보다 훨씬 작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월 전국 44개 조정대상지역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은 0.79%로 전국 평균아파트값 변동률(0.37%) 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전국 평균엔 조정대상지역도 포함되므로 비규제지역 변동률만 따지면 상승폭은 훨씬 작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중 내내 월간 조정대상지역 집값 상승폭은 그밖의 지역 변동률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조정대상지역은 이번에 새로 지정된 5개 지역 외 서울 25개구와 과천, 성남, 하남, 고양, 남양주(별내‧다산동), 동탄2, 광명, 구리, 안양동안, 광교지구, 수원팔달, 용인수지‧기흥구 등 경기도 18곳과 세종시 등이 포함된다.

전국 주택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됐던 지난해 상반기를 지나 가장 먼저 회복된 곳은 조정대상지역이었다. 조정대상지역 아파트값은 지난해 7월(0.04%) 반등했다. 반면, 전국 기준으론 9월(-0.05%)까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국 아파트값은 10월(0.11%) 오름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조정대상지역 아파트값 상승폭(0.48%)엔 한참 미치지 못했다.

조정대상지역 아파트값은 연말이 되면서 11월과 12월 0.62%, 1.17% 급등했는데, 같은 기간 전국 기준 변동률은 0.23%, 0.51% 수준에 머물렀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대부분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꺾이는 건 사실이다. 가장 최근(2018년 12월 31일) 조정대상지역에 지정된 수원 팔달구는 지정 이후 1년간(2019년 1월~2020년 1월) 4.60% 올라 직전 1년(6.65%) 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같은 시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용인 수지구와 기흥구도 마찬가지다. 지정 전 1년 간 8.91%나 뛰었던 용인 수지는 지정 이후 1년 간 2.91% 오르는데 그쳤고, 기흥도 6.75%에서 1.09%로 지정 전후 1년 간 변동폭이 크게 줄었다.

그런데 이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2019년 상반기 9·13부동산대책 등의 영향으로 비규제지역도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어 작년 한해 비규제지역 상승폭은 훨씬 더 줄었다.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연간 경기 전체 아파트값은 0.11% 오르는데 그쳐, 직전 1년간(1.42%)과 비교해 위축 정도가 심했다.

2018년 8월28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구리시 같은 경우는 지정 전후 집값 변동률이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구리 아파트값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기 직전 1년 간 6.19% 뛰다가, 이후 1년 간 5.53% 올라 소폭 변화했다. 같은 시기 경기도 전체 아파트값은 1.33% 오르던 데서 –1.29% 변동률로 하락 반전했다.

전문가들은 조정대상지역은 기본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고, 각종 호재가 몰리는 지역이어서 정부 규제에도 집값이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서울시와 경기 일부, 세종시는 일자리, 교통, 교육, 개발 호재 등 모든 면에서 가장 뛰어난 지역으로 주택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규제를 강화해 현금이 없는 사람들의 진입은 더 어려워졌지만, 자금 여력이 있는 계층은 저금리 환경 등의 영향으로 더 적극적으로 집을 사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 팔달구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집값 상승폭이 컸다. 지난해 수원에서 분양한 한 견본주택 현장 모습.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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