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해산물파 ‘목포’ 출발...육식파는 ‘광양’ 출발...남도 미식 기행 두 길
목포9미 중 하나인 세발낙지. [목포시 제공]

대한민국 ‘음식의 수도’로 꼽히는 전라도. 어딜 가나 ‘맛집’이라는 남도 음식을 즐기기 위해선 출발지를 제대로 골라야 한다. 선택지는 둘 중 하나다. 목포로 잡을 것인지, 광양으로 잡을 것인지에 따라 남도 미식 기행은 달라질 수 있다. 이 결정은 순전히 개인의 음식 취향에 달렸다.

많은 사람들의 음식 취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고기파와 해산물파. 물론 채식파도 있지만, 여기에선 잠시 제외하도록 한다.

전라도는 나주평야에서 얻어진 질 좋은 쌀과 오곡백과, 지리산에서 얻은 갖가지 산채, 청정해역과 갯벌에서 난 해산물이 풍부한 지역이다. 전라도의 중앙을 가로지르면 끝과 끝 지점에 목포와 광양이 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전라도는 여수-광양권의 동쪽 지역과 목포-영산의 서쪽 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며 “이 지역은 말투도 다르고 음식도 다르다”고 말했다.

목포 일대는 뻘에서 나는 각종 젓갈과 해산물이 풍부하고, 여수와 광양은 불고기와 같은 육지에서 얻어지는 고기의 천국이다. 고기파와 해산물파의 입맛을 충족시켜줄 선택이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동도와 서도 끝단에서 시작된다.

해산물 취향의 입맛을 저격할 목포는 요즘 ‘맛의 도시’로 부상했다. 이유가 있다. 목포는 바다와 육지를 잇는 곳으로 1960년대부터 ‘파도 위의 시장’으로 불리는 ‘파시’가 만들어졌다. 수백 척의 고깃배가 드나들며 만들어진 바다 위의 어시장에는 엄청난 물량의 해산물과 식재료가 모여들었다.

문정훈 서울대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목포는 한반도를 잇는 맛의 집산지였다.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물자가 모이는 곳이 바로 목포였다”라며 “ ‘자산어보’엔 목포로 모이는 홍어, 낙지, 꽂게, 준치, 아구, 민어, 병어 등에 대한 내용이 상세히 적혀있다. 목포엔 인근 섬으로부터 온 다양한 해산물이 존재했고, 이는 현재의 목포 9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해산물이 많이 나는 도시인 만큼 목포 사람들의 밥상엔 예로부터 ‘고기 단백질’이 올라가는 일이 없다. 문 교수는 “목포에선 바다 단백질을 일상적으로 섭취한다”고 말했다.

지리산 아래 위치한 광양은 경상도와 가까워 내륙의 특성을 보인다. 바로 옆 여수엔 해산물이 풍부하다, 이 지역은 한우로 만든 불고기, 토종닭 요리가 유명한 지역이었다.

전라도의 맛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지역의 특성을 살펴 출발지를 결정하면 만족스러운 ‘미식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문 교수는 “전라도는 지역과 동네마다 음식의 맛과 식재료가 다르다”며 “맛의 컬러와 간이 분명하고, 식재료의 특성을 잘 살린 음식이 현재의 남도 음식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