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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로열패밀리 김여정 내세워 대남 최후통첩성 경고
‘청와대 주인’ 표현 사실상 文대통령도 비난
형식ㆍ내용상 파격…남북관계 경색 이어질 듯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내고 청와대를 비판한 것은 사실상 대남 최후통첩성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제1부부장이 2018년 2월 대남특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를 통해 청와대를 비판한 것은 사실상 대남 최후통첩성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으로 북한의 ‘로열패밀리’ 일원이자 대남특사와 남북정상회담 배석 등 현 정부 출범 이후 북한에서 남북관계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온 김 제1부부장이 나섬으로써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최고 수준의 무게를 실었다는 평가다. 김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에서 김 위원장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수위가 올라갈 수 없을 정도도 가장 비중이 큰 김 제1부부장이 나서서 청와대를 조롱하고 유감과 실망을 드러냈다”며 “사실상 남북관계 단절이라는 레드라인 직전에서 대남 최후통첩성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김 제1부부장의 담화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김 제1부부장이라는 스피커나 주로 대미메시지를 발신하던 밤늦은 시간이라는 형식도 주목할 만하다”며 “선거를 앞둔 한미 양측을 향한 자신들의 통상적 군사훈련을 갖고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라는 경고메시지”라고 평가했다.

김 제1부부장 담화는 “우리와 맞서려면 억지를 떠나 좀더 용감하고 정정당당하게 맞설 수는 없을까”라고 반문하거나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며 말줄임표를 쓰는 등 북한의 이전 담화나 성명 등 공식문헌과 달리 구어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남북관계 경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 실장은 “북한은 과거에도 남북정상회담을 가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인신공격성 발언은 하지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을 묻지는 않았지만 청와대 전체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최 실장 역시 “문 대통령을 비난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듯했지만 ‘청와대 주인’이라는 표현을 통해 사실상 욕설을 퍼부은 셈”이라면서 “당 중앙위 전원회의 이후 대남메시지인데 남북관계의 어려운 상황이 한동안 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김 제1부부장은 전날 발표한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청와대가 지난 2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긴급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소집하고 강한 우려를 표명한데 대해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적반하장의 극치’라며 비난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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