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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의 ‘밀당’…北, 남북정상 친서 주민들에 공개 안해
노동신문 등 세르비아 대통령 친서만 보도
“北, 군사문제와 남북관계 분리 ‘투 트랙’”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자마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친서를 보내며 강경과 온건 투 트랙 대남전략을 펼쳤다. 김 위원장이 인민군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는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의 남측을 상대로 한 ‘밀당’이 납득하기 어려운 형태로 펼쳐지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이자 북한의 ‘로열패밀리’ 일원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향해 거센 비난을 쏟아낸 지 불과 하루만에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및 한반도정세와 관련한 친서를 보냈다.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 속에서 ‘정면돌파전’을 선택한 북한이 군사문제와 남북관계를 분리하는 ‘투 트랙’ 전술을 구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일 보내온 친서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남측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반드시 이겨낼 것을 믿는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한다면서 남북정상 간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는 대남특사와 남북정상회담 배석 등을 통해 남북관계 최전선에 나섰던 김 제1부부장이 바로 전날 밤 북한 합동타격훈련에 우려를 표명한 청와대를 겨냥해 ‘겁먹은 개’, ‘저능한 사고방식’ 등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가며 비난한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한반도정세에 대한 소회와 입장을 밝혔다는 것은 지나치게 직설적으로 분노를 표출한 김 제1부부장의 담화를 무마시키려는 유화용이라 할 수 있다”며 “올해 정세가 어떻게 흐를지 모르는 만큼 남북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기보다 할 말은 하되 적절히 상황도 관리하는 투 트랙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주목되는 것은 북한이 남북정상 간 친서교환을 내부적으로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김 위원장이 지난 달 1일 역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보냈을 때에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비롯해 관영매체들이 관련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그러나 노동신문은 6일 김 위원장의 서한이나 문 대통령이 감사의 뜻을 담아 답신으로 보낸 서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오히려 이날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김 위원장에게 보내온 친서를 뒤늦게 게재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세르비아 국경일을 맞아 부치치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낸 바 있다.

홍 실장은 이에 대해 “김 위원장 입장에서 시 주석에게 서한을 보낸 것을 내부에 알리는 것은 북중 우의를 부각시킨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면서 “그러나 향후 남북관계 전망이 불투명하고 완전히 단절될 수도 있는데 문 대통령에게 먼저 서한을 보냈다고 주민들에게 공개하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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