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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벚꽃보다 방역이 중요한 때

봄꽃이 절정에 이른 듯 화려하게 피어 있던 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은 일반 방문객의 통행이 완전히 차단됐다. 코로나19 때문이다. 하지만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주변에는 나들이객이 몰렸다. 코로나19가 자신만 비껴간다는 듯이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e)’ 원칙을 무시하는 시민도 많았다고 한다.

코로나19에 대항할 별다른 무기가 없는 현 상황에서 각자를 보호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 중이다. 상춘객들이 봄꽃에 취했던 그 시각,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 2주간 진행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집단감염은 줄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 사례도 급감하는 등 성과가 뚜렷이 나타났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한편으론 마음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마음껏 기쁨도 슬픔도 나누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목모임은커녕 경조사조차 챙기기가 꺼려진다. 지자체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올해 축제를 취소하고 꽃밭 출입까지 통제했으나 상춘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자 유채꽃밭을 모두 갈아엎었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자 역할을 해온 봄꽃을 갈아엎었으니 지자체와 상인, 주민들 속은 이만저만이 아닐 터다.

지난 2개월여 동안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에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은 불편을 감수한다. 이보다 더 잔인한 봄을 맞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일부이긴 하지만 여전히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경기 군포시에 사는 50대 부부가 자가격리 기간에 용인의 미술관과 화성의 복권방을 비롯해 여러 곳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자동차 블랙박스를 통해 나타난 동선이다. 한 10대 미국 유학생은 학교 기숙사에서 발열과 근육통 증상이 나타나자 다량의 해열제를 복용하고 국내에 입국해 인천공항 검역소를 통과한 뒤 이튿날 부산의 자택 인근 보건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국에 입국한 뒤 격리시설 입소를 거부한 대만인이 강제로 출국 조치됐다. 한국 정부의 조치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방된 외국인은 이 대만인이 처음이다. 자가격리수칙 위반 시 처벌 역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높였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진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7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가 130만명을 넘어섰고 이 중 7만명이 사망했다. 전날 하루 5만여명이 감염됐고, 3500여명이 희생됐다. 아직 글로벌 확산과 더불어 해외 유입이라는 위협 요소가 존재하고, 산발적 집단감염 사례가 지속되고 있어 다시 확산세로 되돌아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바깥나들이 욕구를 자극하는 계절과 맞물리면서 자칫 방심하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 강력한 행정 조치와 함께 시민 사회의 자발적인 동참과 협조가 어느 때보다도 긴요한 이유다. 누군가의 방심이 다른 누군가에게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꽃보다 방역이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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