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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찾아온 4월…무대에 오른 ‘세월호’
연극 '내 아이에게' [박태양, ‘2020 세월호:극장들’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전화가 울렸어. ‘엄마, 배가 이상해. 배가 기울어졌어. 괜찮아. 구명조끼 입었고, 가만히 있으래.’ 또 다시 봄. 나는 살아있다.” (연극 ‘내 아이에게’ 중)

4월은 어김없이 찾아오지만, 그날 이후 많은 사람들의 봄은 다른 풍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4월, 팽목항, 세월이라는 단어를 쓰려할 때 누군가는 주저하다 다른 말을 고르고, 습격하듯 찾아오는 강력한 통증과 황량한 외로움을 만날지도 모른다. 6주기를 맞은 올해, 세월호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올해에는 혜화동1번지, 연우소극장, 성북마을극장, 삼일로창고극장 등 총 4개 극장이 손을 잡고 ‘2020 세월호 : 극장들’이라는 타이틀로 10개의 공연팀이 관객과 만난다.

‘2020 세월호:극장들’이 무대에 오르기까진 어려움이 많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애초 공연은 4월 7일부터 한달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공연 종료 시기는 정해두지 않은 채 막을 올렸다.

올해에는 서울시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7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이에 10개 공연팀에 각각 500만원씩 최소 제작비를 배당할 수 있게 됐다. 제작 스태프와 배우 등의 인건비 등을 충당할 수 없는 적은 금액이나, 관계자는 “올해에는 두 기관에서 받게 돼 작년보다는 지원금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악재에 열악한 제작 환경이 이어져도 연극계가 지난 2015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세월호를 무대에 올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2020 세월호:극장들’ 관계자는 “2월 23일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며 내부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하지만 세월호 참사에 대해 연극계에서 기억해야 한다는 움직임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미를 되새기며 올해에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마주한 특수 상황에서 ‘2020 세월호 : 극장들’은 현재 공연계가 처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다. 첫 공연이었던 ‘내 아이에게’(극단 ‘종이로 만든 배’, 연출 하일호)를 유튜브로 공개했다. 다른 공연은 ‘거리두기 좌석제’로 무대에 오른다.

주최 측은 “두 번째로 막을 올릴 ‘바운더리’의 경우 ‘거리두기 좌석제’를 도입해 객석을 3분의 1로 줄인 여덟 석만 오픈한다”며 “최대한 안전한 환경에서 관객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거리두기 좌석제’를 위해 이 연극에선 한 좌석마다 앞뒤양옆을 띄어둔 채 티켓을 오픈했다. 최대 객석이 40~60석인 소극장인지라 관람객은 최대 10~15석이 될 것이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다음 공연은 오는 23일 막을 올릴 ‘바운더리’(4월 23~26일 성북마을극장)다. 이외에도 ‘참담한 빛’(4월 29~5월 3일 혜화동1번지), ‘용민지애정술 본풀이’(4월 30일~5월 3일 연우소극장), ‘기록의 기술’(5월 7~10일 혜화동1번지), ‘아지트, 틴스’(5월 15~17일 혜화동1번지), ‘시간 밖으로’(6월 4~7일 연우소극장), ‘추락Ⅰ’(6월 17~21일 혜화동1번지), ‘나 하나 나 둘 나 셋 나 넷’(6월 23~28일 삼일로창고극장) 등을 대학로에서 만날 수 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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