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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나다” 최영미 시인 9년만의 산문집

허위와 거짓으로 은폐된 비열한 세상의 민낯을 날카로운 시어로 드러내온 최영미 시인이 9년 만에 산문집 ‘아무도 하지 못한 말’(해냄)을 냈다. 축구 산문집 ‘공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이후 9년 만이다.

SNS에 올린 글, 기고글 등을 모은 것으로, 시인은 “세상과 넓게 소통하고 크게 부딪쳤던 내 삶의 궤적”“시사하고 소소하나 무언가를 만들어냈던 시대의 일기”라고 작가의 말에 썼다.

아버지의 죽음과 소설 ‘청동정원’ 이후 글을 못쓰다가 다시 시를 쓰게 된 이야기, 페이스북을 시작하며 ‘혁명과도 같은 변화’가 일어난 일, 곳곳의 문학강연 에피소드 등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광화문 촛불 현장, ‘박근혜 탄핵 과정’의 시간들을 담아냈다.

산문은 그의 시 처럼 투명하다. 81년 교내 시위로 무기정학 당하고 제주도에서 카페 종업원으로 일하다 비행기표값이 없어 카운터에서 돈을 훔친 고백은 문단내 성폭력 고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작가는 시 ‘괴물’을 잡지에 게재하고, 이후 ‘괴물’과 벌인 긴 소송전, 80년대 운동권 현장의 합숙에서 벌어진 일 등 그동안 인터뷰를 통해 단편적으로 털어놓은 운동권과 문단의 추악한 실태를 실었다.

어디서고 듣기 힘든 말, 오염되지 않은 말을 만날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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