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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란드에 자금지원·영사관 개설 미국…속셈은?
미국, 지정학적 가치 높은 그린란드 지원
트럼프 지난해 구매 의사 밝히며 눈독
덴마크 야권, “그린란드 구매 위한 속임수”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 위치한 항만 전경.[로이터]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미국이 덴마크 자치령으로 있는 그린란드에 자금을 지원하고 영사관을 개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의 섬 그린란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구매 의사를 밝힐 정도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땅이다. 이번 경제 지원 패키지 역시 그러한 작업의 일환이지 않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의 보도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미국과 덴마크 정부는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해 전략에 맞서기 위해 그린란드에 1200만달러의 경제 지원과 함께 미국 영사관을 개설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밝혔다.

북극해와 그린란드는 지구 온난화로 새로운 항로가 생기면서 지정학적 우위를 점하려는 세계 열강들의 경쟁 장소로 바뀌고 있다.

러시아는 석유자원 매장 가능성이 높은 북극해에 군 작전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과거 알래스카를 러시아에서 사들인 미국 역시 군사 훈련 등을 실시하면서 북극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8년 북극 정책 백서를 통해 자국을 ‘근(近) 북극 국가’로 규정하고 ‘빙상 실크로드’를 구축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북극해와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은 뜬금없이 그린란드를 구입하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치기도 했다.

당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주 앞두고 있던 덴마크 방문 일정을 연기하는 등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린란드에는 유럽과 캐나다, 한국 등 10여개 국가의 영사관이 개설되어 있으나, 미국은 영사관 없이 외교 관계만 유지했다.

이번에 미국이 그린란드에 영사관을 개설키로 한 것은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 동안 미국의 관심은 그린란드에 툴레 공군 기지를 유지하고, 매년 50개 연구 프로젝트의 비용을 지원하는 정도에 그쳤다.

미국 행정부는 이번 경제 지원은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일뿐, 그린란드를 구입하기 위한 속임수이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선 부인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번 지원이 그린란드를 구입하는 길을 마련하기 위해 고안되었다고 추정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이 같은 지원을 세계 여러 나라에 매일같이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야권 지도자는 미국이 자신들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계획이라며 이번 지원 패키지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야당인 덴마크인민당의 소렌 에스페르센은 “재정 원조는 제3세계 국가에 대한 것으로 그린란드는 개발도상국이 아니다”며, 미국을 겨냥해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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