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므누신 ‘V자 반등’ 기대
미 백악관 최고위 경제참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업률이 대공황 때와 가깝다고 경고하며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반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V자 반등’을 기대하며 경제재가동에 힘을 싣는 등 트럼프 행정부 내 경제참모들 간 엇박자가 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케빈 해싯(사진)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은 ABC방송에 출연해 “대공황 기간의 실업률에 가까운 실업률을 우리는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BC방송은 대공황 당시 실업률이 최고 25%수준까지 올랐다고 설명하면서 최근 한 달 사이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대공황 때 10개월 걸렸던 것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미 노동부가 밝힌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월 넷째주부터 지난주까지 총 2600만여건에 달한다.
해싯 보좌관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제한(셧다운)에 대해 “내가 지금까지 본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부정적 충격”이라고 말했다. 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총 870만개의 일자리를 잃었다”고 설명한 뒤 “지금은 열흘마다 그만큼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실업률이 16%에 이를 수 있다”며 “앞으로 몇 달은 끔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므누신 장관이 기대하는 V자 반등 기대에 대해선 “많은 것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달려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그러면서 “앞으로 3~4주 동안 V자 반등 가능성을 찾아내기 위해 모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통화사실을 공개하면서 “쿡도 V자 반등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의 장밋빛 전망은 좀더 구체적이다. 므누신 장관은 폭스뉴스에 나와 “5월과 6월 경제 재가동을 시작하면서 7월과 8월, 9월 경제가 진짜로 회복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업률이 3분기 16.0%로 최악을 기록할 수 있다는 질문에는 “우리가 경제를 폐쇄했고 우리가 경제를 다시 열 것”이라며 “이것은 전례가 없는 상황으로, 2008년 금융위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으로, 그는 “기업이 문을 열기 시작하면 경제의 수요도 회복될 것”이라며 경제재가동에 따른 빠른 회복을 자신했다.
김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