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영국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버진 애틀랜틱 소속 항공기들의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영국 2위 항공업체인 버진 애틀랜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직면한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외부 개인 투자자 모집에 나선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버진 애틀랜틱의 한 대변인은 이날 ‘CNN 비즈니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개인 투자자들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버진 애틀랜틱은 미국의 투자 은행인 ‘훌리안 로키’와 함께 개인 투자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버진 애틀랜틱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코로나19가 몰고온 유례없는 항공 시장 위기로 인해 사업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며 “외부에서 추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옵션들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기업인 버진그룹과 창업자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버진 애틀랜틱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84년 운항을 시작한 버진 애틀랜틱은 버진그룹의 대표 계열사로, 영국항공(BA)에 이어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항공사다. 지분 중 51%는 버진그룹, 나머지 49%는 미국 델타항공이 보유하고 있다.
버진 애틀랜틱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부터 유럽 노선을 비롯한 대부분 항공편 운항이 중단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랜슨 회장이 이처럼 개인 투자자 모집까지 나선 것은 영국 정부에게 요청한 대출 지원이 거절당하는 등 버진 애틀랜틱에 필요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일 브랜슨 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카리브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섬까지 담보로 내놓으며 영국 정부에 5억 파운드(약 7600억원) 대출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버진그룹 지원 요청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포브스 기준 59억달러(약 7조2000억원)의 재산을 보유해 전 세계 268번째 부자로 꼽힌 브랜슨 회장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조세 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에 거주하면서 위기 상황에 처하자 영국 국민의 세금 지원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의 모습. [로이터] |
버진 애틀랜틱 대변인은 “회사의 비용 절감 및 유동성 보존, 일자리 보호를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버진그룹 계열의 호주 2위 항공사 버진 오스트레일리아도 지난 21일 자발적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코로나19로 대형 항공사가 파산 절차에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호주 현지 매체들은 2002년 앤셋항공 파산 이후 가장 규모가 큰 항공사 파산 사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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