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내부서도 유지 vs 완화 놓고 의견 분분
높은 치명률과 취약한 의료 시스템 지적 목소리 높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회복 후 26일(현지시간) 관저로 복귀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를 해왔으나, 증상이 완화되지 않자 이달 초 입원했다. 이후 존슨 총리가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그간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이 총리 대행을 맡아왔으나 ‘컨트롤 타워’ 부재로 인한 우려와 불안을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현재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5만 2840명으로 세계 6위, 그리고 누적 사망자 수는 2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치명률은 13%대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당장 관심사는 존슨 총리의 복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제한 조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쏠린다. 현재 유럽 최대 발병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비롯해 다수의 유럽국가가 코로나19 사태가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하에 각종 이동제한 및 영업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외신들은 존슨 총리가 내달 7일까지 예정된 코로나19 봉쇄를 빠르면 이번 주부터 해제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봉쇄령 완전 해제보다는 단계적 완화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봉쇄령 완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매우 부정적’이다. 심지어 내각에서조차 봉쇄령 완화는 성급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라브 장관은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점검하기 위한 더 많은 조치없이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봉쇄조치를 일부 완화해 ‘차단’수준으로 유지한다면 연말까지 영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임피리얼칼리지의 닐 퍼거슨 교수는 “어느 한 그룹을 코로나19에 대비해 80% 수준으로 차단하면 감염도 그 정도로 막을 수 있다”며 “정부가 차단 전략으로 전환한다면 연말까지 사망자가 10만명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높은 치명률이 방증하듯, 영국의 의료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당초 영국 정부가 공언한 바와 같이 4월 말까지 검사 역량을 하루 10만건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가 현실 불가능해진 데다,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봉쇄령 완화는 매우 성급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반면 내각 일각에서는 봉쇄령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비용과 향후 영국 경제를 강타할 경제적 충격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가디언에 따르면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27일 하원에 재무부의 코로나19 위기 대응방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봉쇄령에 대한 경제적 비용에 대해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낙 장관은 경제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는 인사 중 한 명이다.
가디언은 “그는 3개월간의 봉쇄령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을 35% 감소시킬 것이란 전망을 지적할 것”이라고 전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