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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쪽에선 식량없어 아우성…한 쪽에선 판매처 없어 아우성
“푸드뱅크 수요 70% 증가…농부, 판매처 못 구해 농산물 내다버려”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으로 미 전역 식당들이 문을 닫으면서 주요 판매처를 잃은 농산물 시장이 붕괴되고 있다. 특히 농무부가 잉여 농산물을 사들여 푸드뱅크에 나눠주는 작업을 더디게 한 탓에 농부들이 토마토와 양파, 우유 등을 내다 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우유 이미지.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미국에서 누군가는 오늘 먹을 끼니를 걱정하고 있는 반면 누군가는 판매처를 찾지못해 농산물이 썩어 내다버리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들판에서는 농산물이 썩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미국에서는 4월 셋째주(12~1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443만건을 기록하는 등 최근 5주간 2650만명이 일자리를 잃어 ‘코로나19 실업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인의 절반 가량이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탓에 실업은 곧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 전역 푸드뱅크에서는 나눠줄 음식이 부족해 아우성이다. 미 전역 200여 푸드뱅크를 대표하는 비영리단체 피딩아메리카(Feeding America)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푸드뱅크의 음식 수요는 평균 70%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농산물 수급을 관장하는 농무부가 한 달 이상 꾸물댄 탓에 수천만 파운드의 미국산 과일과 채소들이 들판에서 썩어가고 있다.

셧다운으로 미 전역 식당들이 문을 닫으면서 주요 판매처를 잃은 농산물 시장이 붕괴했는데 농무부가 잉여 농산물을 사들여 푸드뱅크에 나눠주는 작업을 더디게 한 탓에 농부들이 토마토와 양파, 우유 등을 내다 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지난달 미 전역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은 지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에서 몇몇 농산물 생산업체가 “최소 1억달러어치의 상품이 공급망 안에서 정체된 상태로 있다”며 소니 퍼듀 농무부 장관에게 상할 수 있는 상품을 사달라는 긴급 요청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퍼듀 장관은 지금까지도 그 서한에 답을 하지 않았고, 농무부는 그들의 요청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농부들이 판매처를 잃어 농산물이 썩도록 내버려두는 동안 최근 실직한 이들은 푸드뱅크 앞에 수 ㎞씩 줄을 서고 있다”면서 “주 정부 지도자들, 의원들, 식료품 업체들이 농무부에 이런 상황을 해결해 줄 것을 반복해서 요청했음에도 왜 연방정부 차원에서 농산물 수급 불균형을 조정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퍼듀 장관은 폴리티코의 관련 질의에 “농무부는 음식이 필요한 아동과 다른 이들이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음식을 구할 수 있도록 우리의 서비스와 유연성을 최대화하는 데 전념했다”며 농무부가 신속하게 대응했다고 반박했다.

농무부는 최근에야 향후 6개월간 매달 과일·채소, 낙농제품, 조리된 육류제품을 각각 1억달러어치 사들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렇게 사들인 식품은 취약계층에 나눠줄 식료품 박스에 담기게 된다.

농무부 관리들은 식료품 박스를 다음달 15일까지는 내놓을 수 있도록 작업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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