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사전 고지 무시하고 맨얼굴로 활보
TF총괄자인데... ‘그 대통령에 그 부통령’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네소타에 있는 종합병원 메이오클리닉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병원 관계자, 환자 등과 얘기를 하고 있다. 그의 '노마스크' 행보는 이 병원의 지침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의 권고와 배치하는 것이어서 큰 비난을 받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마스크를 써야만 출입할 수 있는 한 종합병원의 방침을 무시한 채 이 병원을 찾아 뭇매를 맞고 있다. 해당 병원이 사전에 마스크를 해야 한다고 고지를 했는데도 지키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마스크 착용 권고에도 “난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게 회자되며 ‘그 대통령에 그 부통령’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州)에 있는 종합병원 메이오클리닉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도착, 혈액·혈장 기증센터 등을 돌아다니며 병원 관계자와 환자를 접촉했다.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 등 수행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썼는데, 펜스 부통령만 맨 얼굴이었다. 그는 마스크 없는 상태로 병원 관계자들에게 사의를 표했고, 3월말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뒤 혈장을 기부한 병원 직원과도 대화를 나눴다.
펜스 부통령은 의도적으로 마스크를 거부한 걸로 파악됐다.
메이오클리닉은 펜스 부통령의 방문에 앞서 트위터에 “오늘 부통령이 도착하기 전 우리의 마스크 정책에 대해 알렸다”고 썼기 때문이다. 이 병원 측은 이런 트위터 게시물을 이후 삭제했지만, 미 언론들이 그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메이오클리닉은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모든 환자와 방문자에게 안면 가리개 혹은 마스크를 쓰라고 요구하고 있다. 갖고 있지 않다면 병원이 제공하겠다고도 홈페이지에 써놨다.
펜스 부통령 측은 왜 마스크를 쓰지 않았는지에 관한 질의에 즉각 대답하지 않았다.
이 병원의 마스크 관련 규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권고에 근거했다는 점에서 펜스 부통령의 행동이 더 눈총을 받는다. 그는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를 이끌고 있다. CDC는 지난 3일 공공장소에선 천으로 된 안면 가리개나 비의료용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부터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마스크를 쓴 채 백악관 집무실에서 다른 나라 정상 등을 만날 순 없다는 이유를 들면서였다.
펜스 부통령의 마스크 미착용 논란도 처음이 아니다. 이달초엔 마스크를 끼지 않은 펜스 부통령이 마스크를 착용한 자레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와 만난 사진이 돌아 큰 비난을 받았다. 펜스 부통령 측은 정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때문에 마스크를 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