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내달 11일부터 이동 제한·상점 영업금지 해제
이탈리아·오스트리아·포르투갈 등 잇따라 봉쇄 완화
佛·獨 등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의무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발렌시엔에 위치한 토요타 공장의 차량 생산 라인에서 한 프랑스 노동자가 마스크와 안면 보호 장비를 착용한 채 일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유럽 주요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눈에 띄게 꺾이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그동안 내렸던 봉쇄 조치를 조금씩 풀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8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를 통해 다음 달 4일부터 총 4단계에 걸쳐 봉쇄령을 완화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감염자 발생률과 중증치료 병상의 여유 정도 등을 살펴 각 지역별로 속도를 조절할 예정이다. 산체스 총리는 “점진적으로 봉쇄를 해제하는 데 최소 6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8주 이상은 걸리지 않길 바란다”며 “6월 말까지 코로나19 확산세를 통제할 수 있다면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일상)’ 단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수(23만2128명)를 기록하고 있는 스페인은 지난달 14일부터 외출 제한과 상점 영업금지 등 강력한 봉쇄령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자 지난 26일부터 어린이 외출 금지를 완화했다.
프랑스도 다음 달 11일부터 이동 제한과 상점 영업금지 조치를 해제한다. 다만, 식당·카페·주점 등의 영업은 당분간 계속 금지되며, 거리나 공공장소에서 10명 이상이 모이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5000명 이상 모이는 대규모 스포츠·문화 행사 개최도 오는 9월까지 계속 금지된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이날 하원 연설에서 “봉쇄 조치로 한 달 동안 약 6만2000명의 목숨을 구했지만, 지금은 경제 붕괴를 피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한 때”라며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봉쇄 조치를 내린 이탈리아는 지난 27일 자동차를 포함한 수출 기업과 공공 건설공사 등의 노동자가 일터로 복귀했다. 다음달 4일부터는 대부분의 제조업 생산 활동이 재개된다.
지난 14일 단계적 완화 조치를 시작한 오스트리아는 다음 달 1일 외출 제한을 해제한다고 발표했고, 포르투갈도 5월 2일까지 발령한 국가 비상사태를 연장하지 않는다.
유럽연합(EU) 역시 27개 회원국 내무장관이 화상회의를 통해 내부 국경 통제를 완화 또는 해제하는 문제와 관련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2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지하철역사에 위치한 마스크 자동판매기 앞을 한 시민이 바라보며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
봉쇄 조치 해제와 함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국가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프랑스는 전국 이동 제한령 해제와 동시에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독일에서도 16개 연방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최대 5000유로(약 663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도 가게 안이나 대중교통 등 폐쇄된 공간에서 스카프 등으로 얼굴을 가릴 것을 권고했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는 아닌 이탈리아에서도 수요 증가를 대비해 정부가 나서 하루 1200만개의 마스크를 시중에 풀 계획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