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비지니스 모델로 코로나19 위기 탄력적 대응
기술 대기업 시장 지배력 확대·산업 양극화 심화
[로이터]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코로나19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아마존 등 거대 기술(IT)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오히려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요 기술기업들 모두가 코로나19 사태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다, 경기 침체가 깊을수록 더 안정적이고 큰 기업으로 투자금이 쏠리는 시장 심리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MS와 애플, 아마존 등 세 기업의 시장 가치는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훨씬 믿돌 것이란 시장 분석가들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최저점 대비 약 7500억달러(915조원) 이상 증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기술 기업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올들어 0.6%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중소기업이 대거 포함돼있는 러셀2000지수는 22% 떨어졌다.
현재 미 증시는 거대 기술 기업이 모두 움직이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S&P 500 전체 가치에서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27%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MS, 애플,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등 소위 ‘빅5’의 가치는 지수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위기가 미국 기술기업의 지배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토머스 필립슨 뉴욕대 금융학과 교수는 “위기에서 승리하고있는 기업들은 온라인에서 모든 것을 하면서 탄력적으로 비지니스 모델을 운영할 수 있었다”면서 “그 중에서도 가장 성공한 기업인 아마존은 (코로나19 위기에도) 주문을 계속 처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시장 침체의 우려 하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대기업으로의 투자 집중도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스튜어드 카이저 UBS 주식파생상품 담당 팀장은 “투자자들은 더 크고 강하고, 더 안정적인 재무재표를 가진 회사가 규모가 작은 동종 회사보다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책 ‘거대한 반전’의 저자인 토마 필리폰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가 기술 대기업들을 훨씬 더 지배적인 위치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소기업들의 도산은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대기업 쏠림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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