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에게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패배했지만 총투표 수에선 앞섰던 힐러리 전 장관의 지원사격은 지지율 답보 상태인 바이든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힐러리 전 장관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함께 연 온라인 타운홀 행사에서 “지금은 바이든 같은 지도자가 필요한 순간”이라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내 목소리를 더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에 클린턴 전 장관은 ‘친구’고 부르며 지지 선언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치켜세웠다.
그는 “그저 TV에 나오는 누군가가 아닌 진짜 대통령이 있다면 그게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보라”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 순간을 평생 준비해왔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09년 에볼라 사태가 현재와 같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는 것을 막은 전적을 부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나는 그가 지금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며 지지 연설을 마무리지었다.
마지막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거물급 인사의 지지에 이어 별다른 연결고리가 없던 힐러리 전 부통령까지 가세하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반(反) 트럼프 연합을 완성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이 힐러리 전 장관을 선호한 탓에 대선 출마를 접었다.
AP통신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한 신속한 단합은 4년 전 힐러리 전 장관이 진보 유권자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못했던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역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일찍 샌더스 의원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4년 전) 힐러리 전 장관의 실수를 피했다”면서 “힐러리 전 장관의 지지로 민주당의 단합을 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진영 측은 힐러리 전 장관의 지지 선언을 평가절하했다. 트럼프 재선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인 브래드 파스케일은 성명을 통해 이날 지지선언을 “민주당 기득권층의 결집”이라고 깎아 내렸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전 장관을 한 번 이겼고 이제는 그가 선택한 후보를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김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