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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한 원나라 것” 논란, 백자 동화매국문병 국보 박탈된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국적과 가치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이국적 느낌의 백자 동화매국문(銅畵梅菊文)병이 국보로서 가치가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우리 것이 아니라, 희소성이 떨어지는, 원나라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해 국보로서의 자격박탈이 예고된 백자 동화매국문병.

문화재청 현재 국보 제168호로 지정돼 있는 이 병에 대해 지정 해제를 예고했다고 29일 밝혔다. 문화재 해제 역시 지정과 마찬가지로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 수렴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본지 인터넷판 1월5일자 보도]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1월 5일 이 병을 국보에서 지정 해제하는 안건을 논의하면서, 1974년 붉은색 안료인 진사(辰砂)를 사용한 조선 초기의 드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아 국보로 지정됐지만, 14세기 중국 원나라 작품이라는 평가가 많고, 조선에서 진사 백자는 18세기 이후에야 본격 제작됐으며, 조선 전기 경기 광주 지역의 가마터에서는 아직 출토된 사례가 없다는 문제를 거론했다.

조선 초 붉은 색에 대한 선호가 강하지 않았고 태종실록에는 붉은 안료가 조선에서 나지 않는 외제이니 사용하지 말라는 기록까지 있다는 것이다. 문화유산계 일각에서는 단순 수입품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희소성·완전성·예술성·학술적 가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당시엔 보류 결정을 내렸지만, 이후 문화재청은 중국과 한국 도자사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연구를 진행했고, 문화재위원회 논의를 거쳐 해제가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백자 동화매국문 병은 일본인 골동품상 아마쓰 모타로(天池茂太郞)에게 300엔을 주고 구매했다는 유물이다. 높이는 21.4㎝, 입 지름은 4.9㎝이다.

문화재 위원들은 이 병이 형태와 크기, 기법, 문양을 봤을 때 중국 원나라 도자기인 '유리홍'(釉裏紅)과 매우 유사하다는 견해를 추가했다. 도자기가 만들어진 시기와 장소가 15세기 조선이 아닌 14세기 중국이라는 것이다.

앞서 거북선에 장착된 화기로 알려졌다가 1996년 가짜로 판명된 귀함별황자총통이 국보지위를 박탈당했고, 이형 좌명원종공신녹권 및 함은 2010년 한 단계 아래인 보물로 강등됐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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