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임상실험 논란…3주간 20명 이하 환자 대상
WHO·美 보건당국 “생약 활용 자가치료 말라”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사람들이 생약 추출물 기반 코로나19 치료제로 알려진 ‘코비드(COVID) 오르가닉법’을 병에 나눠담고 있다. 3일(현지시간) 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은 해당 약품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AP]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아프리카 국가들이 효능이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생약 추출물 기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앞다퉈 수입하는 것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은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의 추천을 받았다면서 이곳에서 자라는 약초로 만든 약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마구풀리 대통령은 탄자니아 보건당국에 해당 약품으로 코로나19를 치료하는 이른바 ‘코비드(COVID) 오르가닉법’으로 환자를 치료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마구풀리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악마’라고 부르고, 의학보다는 종교에 의지해 전염병을 퇴치해야 한다며 지난달 17일 사흘간 종교 시설에 모여 전 국민이 기도하는 기간을 선포하기도 했다.
마구풀리 대통령은 자국 TV와의 인터뷰를 통해 “탄자니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마다가스카르와 접촉 중”이라며 “이 약을 가지러 항공기를 급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약품에는 개똥쑥에서 추출돼 지금껏 말라리아 치료에 사용됐던 아르테미신 성분이 들어있다.
문제는 이 약품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인지는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로바 하시니리나 라노로마로 마다가스카르 대통령 비서실장은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출시 전 3주간 약 20명 이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을 거쳐 시판 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 약품은 탄자니아 뿐만 아니라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코로나19 치료제로 수출되고 있다.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른 아프리카 국가인 기니비사우로 해당 약품을 실어보냈다고 말했다.
콩고공화국(콩고-브라자빌) 대통령 역시 마다가스카르로부터 해당 약품을 수입하겠다며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움직임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WHO는 성명을 통해 “아직 어떠한 치료법도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고 검증된 바 없다”며 “(생약 등을 이용한) 자가 치료를 하지 않길 권고한다”고 밝혔다.
미국 보건당국 역시 유사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보완통합보건센터(NCCIH)’는 지난 3월 “코로나19 감염을 예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라며 “생약 성분이나 차 등을 활용한 코로나19 치료법을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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