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관련 증거 없다”며 추측성 주장 입장 밝혀
베네수엘라 대통령, WHO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제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가상 타운홀 미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AP] |
[헤럴드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 사망자가 25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최대 피해국으로 꼽히는 미국이 연일 중국 책임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은 중국에 있으며, 특히 우한 실험실에서 발원했음에도 중국 정부가 이를 속이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관련 증거가 없는 추측성 주장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4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무역협상보다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 나선 나바로 국장은 “미국 국민이 매우 분명하게 이해해야 할 것은 중국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시점에서 이 부분이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따른 미국 상품 구매 약속 이행보다도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ABC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가 고의로 확산됐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없다면서도 “중국이 세계를 감염시킨 전력이 있고 수준이하의 연구소를 운영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발원했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나는 봤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의 잇따른 주장과 관련해 WHO는 관련 증거가 제출되지 않은 ‘추측성 주장’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처장은 이날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아무런 증거를 받지 못했다”며, “WHO의 관점에선 추측에 기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WHO는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어떤 증거라도 있다면 기꺼이 받을 것”이며, “이는 공중 보건에 대한 정보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WHO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1만5000개의 유전자 배열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모두 자연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주장과 관련해 “관련 주장은 근거 없다”고 지난달 반박하기도 했다. 전염병은 인류 공동의 적으로 국제사회가 합리적으로 대응해야만 이길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WHO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자는 뜬금없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국제조직인 비동맹운동(NAM) 화상회의에서 “가짜뉴스, 거짓말, 더러운 공격의 전쟁에서 팬데믹을 정치 논쟁으로 만들어선 안되며, WHO를 공격해서도 안된다”며, “WHO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자”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WHO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이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WHO의 코로나19 대응이 중국에 편향되었다고 비판하면서 자금 지원 일시 중단 등을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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