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 [AP] |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미스터 바른 소리’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코로나19의 ‘우한 연구소 유래설’을 일축했다.
5일(현지시간) 미 CBS방송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전날 탐사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과학적 증거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인간이 만든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동물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후 인간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박쥐 안에 있는 바이러스의 진화 과정과 현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살펴볼 때 과학적 증거들은 코로나19가 인공적으로나 의도적으로 조작됐을 리가 없음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에 따른 단계적 진화 과정과 관련된 모든 요소가 이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진화한 후 다른 종으로 옮겨갔다고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람들이 밖에서 발견한 바이러스를 연구소로 들여왔다가 이후 바이러스가 다시 유출됐을 순 없느냐는 질문에 “결국 바이러스가 자연에서 유래했다는 뜻 아니냐”며 “이 점은 내가 이처럼 돌고 도는 논의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고, 여기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 행정부 최고위 인사들이 코로나19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연구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공개 언급하며 ‘중국 책임론’을 잇달아 강조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일 ABC뉴스에 출연해 “이것(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 우한에 있는 그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상당한 양의 증거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달 30일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발원했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 나는 (증거를)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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