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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눈에 읽는 신간]김봉곤이 돌아왔다 ‘시절과 기분’외 신간다이제스트

▶시절과 기분(김봉곤 지음, 창비)=첫 소설집 ‘여름, 스피드’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커밍아웃 작가 김봉곤의 2년만의 소설집. 첫사랑, 첫 연애, 첫 키스 등 생애 의미있는 첫 순간을 담아낸 소설들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표제작 ‘시절과 기분’은 ‘이 계절의 문학’(문학과지성사)에 선정된 작품. 게이로 성정체화하기 이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귄 여자’ 혜인에게 사실을 고백하기 위해 7년만에 만나면서 연애 시절을 돌아보는 얘기다. ‘나’는 끝내 성체성을 터놓지 못하고 서글픈 기분을 느끼며 돌아서는데, 그런 자신의 흔들림을 열차 안에서 고요하게 응시한다. ‘데이 포 나이트’는 2019년 젊은작가상 수상작. 화자는 스스로 남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인식하지만 인정하지는 못한 상태에서 종인 선배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끔찍한 폭력을 경험하고 상처를 받는다. 소설집의 마지막 작품 ‘그런 생활’은 작가가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살아가며 쓰겠다는 출사표같은 작품. 새로운 사랑의 결을 통과하다보면 왠지 익숙한 사랑도 낯설어진다.

▶사랑 밖의 모든 말들(김금희 지음,문학동네)=‘너무 한낮의 연애’‘경애의 마음’‘오직 한 사람의 차지’등의 소설로 큰 사랑을 받아온 데뷔 11년차 김금희 작가의 첫 산문집. 김 작가는 올 초 출판사의 저작권 양도 요구에 이상문학상을 거부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데뷔 직후 발표한 글부터 올봄 웹진 ‘주간 문학동네’에 연재한 글 중 마흔 두 편을 골라 묶었다. 작가의 내밀한 풍경, 작품의 숨은 배경을 발견하는 공감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산문집은 작가에게 한 발 더 다가가게 한다. 책은 모두 5부로 구성, 1부에선 유년의 풍경과 가족이야기가 중심을 이루고, 2부 ‘소설 수업’에선 작가로 발돋움하게 해준 문학적 내력과 영감의 여정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김금희 특유의 작은 일렁임을 예민하게 포착해내는 사랑과 연애에 관한 보고서, 사회문제와 노동에 관심을 가져온 작가가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담겼다.

▶정복왕 윌리엄(폴 쥠토르 지음, 김동섭 옮김, 글항아리)=지금 영국 왕실의 조상은 ‘정복왕 윌리엄’(1028년 ~ 1087)이다. 노르망디 공국의 제후 로베르 1세의 사생아로 태어나 7살에 후계자가 된 그는 어떻게 수많은 악조건을 물리치고 영국왕이 된 걸까. 중세사 및 중세언어학자인 폴 쥠토르는 사생아 출신 바이킹의 놀라운 입지전적인 삶을 11세기 중세 서유럽의 역사와 사회구조, 문화와 일상을 가로지르며 재구성해냈다. 저자는 중세 대가족 제도에서 일곱살 윌리엄이 수많은 배다른 형제와 숙부, 사촌 들의 반대를 잠재울 수 있었던 요인으로 문제 해결 능력과 뛰어난 적응력, 냉정함 등 개인의 탁월한 능력을 우선 꼽는다. 또한 지적 능력과 인품을 겸비한 조력자 랑프랑이 있었기에 정복을 완수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소수의 노르만인이 영국을 통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노르만국이 주변의 제후국과 달리 근대적 국가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음을 지적한다. 영국은 윌리엄의 정복으로 바이킹 세계와 절연, 라틴 문화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후 300년 이상 프랑스 문화와 언어가 영국에 영향을 미친 과정도 살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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