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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만하고 충동적인 아이, 어떻게 할까요?

어린이집에서 친구랑 자주 다투고 물건을 뺏고 간혹 친구를 때리는 아이,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옆사람을 시도 때도 없이 건드리거나 물건을 계속 만지작 거리는 아이,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거나 위험한 행동을 하는 아이…

흔히 말하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Attention Defict Hyperactivity Disorder)의 일반적 특징이다. 그런데 ADHD 넷 중 하나는 ‘조용한 ADHD’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문제행동을 하지 않는 대신 주변자극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느릿느릿 반응하는 경우다.

아이의 좀 지나치거나 모자란 듯한 행동은 과연 문제일까?

미국 노스웨스턴대 인류학과 교수인 댄 아이젠버그와 위스콘신대 신경인류학과 교수인 캠벨의 연구에 따르면, 유목민 전통을 유지하는 부족에선 ADHD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그룹의 리더로 강력한 지지를 받은 반면, 근대화된 학교와 회사에 적응한 부족에서는 ADHD성향의 사람들이 무리에 섞이기 힘들어하고 문제있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경우가 많았다.

말하자면 ADHD는 그 자체로는 질환이 아니라는 얘기다. 인지과학 박사인 이슬기 한국뇌파신경학회 교육이사는 “소아 정신과적인 문제, 장애라고 막연히 알고 있던 ADHD는 결국 사회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름”이라고 말한다. 폐렴과 같은 병명이 아니라 진단편의를 위한 범주성 진단이라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현대 사회를 살아가려면 사회적응은 불가피하다. 저자는 무엇보다 아이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가정에서 효과적으로 지도하고 칭찬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아이를 불안과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면 아이 역시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없으며, 산만하고 충동적이더라도 충분한 자생력이 있다고 믿고 지나친 개입을 삼가라고 말한다. 특히 ADHD 아이들은 주의력 문제보다 또래 관계에서 마음의 상처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감과 격려로 집에는 무조건 네 편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의 그런 특성을 특별한 능력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저자는 오히려 작은 자극에 예민하고 규칙에 얽매이는 걸 싫어하고 사물을 관찰하는 데 뛰어난 아이들이 오히려 급격히 변화하는 4차산업혁명 사회에서는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한다.

그러려면 아이의 기질을 창의력으로 바꾸는 훈련이 필요한데 저자는 '불편한 물건 바꾸기'연습을 제안한다.

즉 사소한 물건들, 냉장고, 칫솔, 열쇠, 화장실 변기처럼 매일 사용하는 물건에 대해 모든 단점을 적어보는 것이다. 그런 뒤 이런 버그(불편함)를 없애는 법, 사용하기 쾌적하게 만드는 방법을 같이 탐색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아이는 자신의 호기심이나 생각이 실제로 가치있다는 동기부여를 하게 된다.

중요한 건 아이의 과잉행동이든 소극적인 행동이든 방치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주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잠재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저자는 아이의 성장단계별, 문제 유형별 대응법과 개선법을 친절하게 제시해 놓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산만한 아이의 특별한 잠재력/이슬기 지음/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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