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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물관이 그린 낙서, 그래피티 : 원시지구를 담다”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콘크리트 길 위의 낡은 페인트 가루를 쓸어내는 빗자루 소리가 들린다. 전곡선사박물관(관장 이한용)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그래피티 작가 제바(XEVA, 유승백)와 신규 그래피티 작품을 선보였다.

전곡선사박물관과 XEVA는 2017년부터 5차례에 걸쳐 지구의 역사와 한탄강의 화산지형 등을 주제로 대형 그래피티 제작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도심문화인 그래피티와 경기도 최북단 공립박물관의 결합은 이색적이다. 하지만 전곡선사박물관은 그래피티의 색과 선이 지닌 강렬한 에너지와 한탄강 화산지형의 역동성을 하나로 묶어 기나긴 지구의 이야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작품을 제작했다.

특히 해외의 많은 문화기관들이 유명 작가가 남긴 그래피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달리 전곡선사박물관과 XEVA는 그래피티가 지닌 자연적 소멸의 의미를 고스란히 보여주고자 완성된 작품의 수리와 보존 없이 매년 새로운 작품을 덧씌우며 그래피티와 한탄강 자연의 생명력을 연결하고 있다.

2020년에 새롭게 제작한 그래피티 “Track of History”는 원시지구의 거시적 환경변화에 따른 지층면과 그곳에서 발견된 유물들을 새로운 컬러로 현대적으로 도식화시켰고 지층면를 모던한 컬러트랙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진입로 벽화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박물관으로 들어오는 100m(면적 250㎡)의 회색 콘트리트 길은 마치 시간의 경주가 펼쳐진 듯한 그래피티의 트랙으로 변하였고, 그 위에 박물관의 신규 소장품인 메소사우르스와 암모나이트, 삼엽충의 화석 이미지들이 출발을 대기하고 있으며, 뒤로는 시간이 만들어낸 익숙한 광물인 방연석. 자수정, 종유석에서 기하학적 매력을 지닌 영롱한 비트무스와 ‘바보의 금’이라 불리는 황철석의 이미지들이 관람객을 박물관의 입구로 인도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위축된 지역 문화의 활성화를 위하여 기존의 작품들 보다 더 밝고 강렬한 색상을 사용하였다. 이를 통해 그래피티 위를 걸어 박물관에 들어오는 관람객들에게 10억년의 역사와 다채로운 지구의 색상 위를 걷는 경험을 제공한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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