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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폐 아들 둔 세계적 뇌과학자, 새로운 이론 찾아내

헨리 마크롬은 신경세포가 어떻게 서로 소통하는지를 밝혀내 30대부터 신경과학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뇌과학자다. 막스플랑크연구소, 와이즈만연구소 등 세 계적인 연구소를 거쳐 현재 로잔연방공과대 교수로 있다. 그런 세계적인 뇌과학자도 자폐아들 앞에선 무력한 아버지일 수 밖에 없었다.

아들 카이는 두, 세살 때만 해도 그저 특별한 아이로 여겨졌다. 카이는 사람들을 좋아해 누구에게나 다가가 인사하고 무릎을 껴안으며 환한 미소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런 아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만의 의례를 고집하는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먹던 우유가 아니면 먹지 않고 양말 하나 고르다가 진이 빠지기 일쑤다. 유치원에선 같이 놀자고 친구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든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닥을 뒹구는 등 문제아가 돼가고, 가족 여행길에선 독이 있는 코브라의 코를 만지는 천진한 행동으로 가족들을 기겁하게 한다.

의사의 처방이 무용한 상태에서 헨리는 지금까지 자신의 연구가 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음을 깨닫고 방향을 새롭게 정해 아들을 직접 연구하기 시작한다. 자폐증의 새 이론인 ‘강렬한 세계’론은 그렇게 나왔다. 즉 카이에게는 일상의 소음이 비행기 활주로의 소리 만큼이나 시끄럽다. 차의 시동 냄새 때문에 자리를 피해야 할 정도이고, 카페의 환풍기 조차 위협적이다. 모든 감각이 증폭된 형태로 예민하게 감각되는 탓이다. 헨리는 자폐증은 태아때 산모의 한 잔의 와인으로도 생길 수 있으며, 정신질환으로 다뤄선 안된다는 새로운 이론도 내놓는다.

여느 관련 책과 달리 자폐증 연구의 최첨단에 서 있는 뇌과학자가 들려주는 뇌 이해와 연구의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자폐를 보다 냉정하게 들여다보도록 이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나는 자폐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로렌츠 바그너 지음, 김태옥 옮김/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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