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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 쉼터 소장 사망에 이용수 할머니 향하는 2차 가해
“모든 업보 홀로 다 받아야” 모욕 글 잇따라
윤미향 민주 의원도 언론·검찰에 책임 돌려
서울에 마련된 쉼터 소장 빈소는 비공개로
이나영 이사장 등 도착한듯…警, 부검 실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박상현 기자]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인 A(60)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각종 문제를 폭로한 이용수(92) 할머니에 대한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포털사이트 댓글에는 A씨 죽음의 원인을 이 할머니에게 돌리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도 A씨를 추모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언론과 검찰에 분노를 표했다.

8일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과 각종 커뮤니티에는 이 할머니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성 발언과 모욕성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A씨의 사망 후 정의연, 윤 의원과 관련된 기사에 ‘할머니들 위해 희생하신 분을 할매가 희생시켰다’ ‘이 할매 너무 하네. 은혜를 원수로 갚고. 30년 돌봐준 윤미향 보내버리고 (중략) 17년 돌봐준 A소장은 목숨 끊게 하고. 이 모든 업보를 홀로 다 받아라’ ‘독립군입니까? 이만큼 걱정하고 인정하는 게 누구 덕일까요? 곱게 늙어라’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진보 성향의 커뮤니티에도 ‘결국 사람을 죽이네요. 검찰, 미통당(미래통합당), 이용수’ ‘옛말에 검은 머리 짐승은 돕는 게 아니라고 했다’ 등 모욕적인 글들이 올라왔다.

A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윤 의원은 지난 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자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했다. 매일같이 압박감, 죄인도 아닌데 죄인 의식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해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썼다.

A씨의 빈소는 이날 서울 신촌동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비공개로 차려진 것으로 알려진다. 정의연의 이나연 이사장과 한경희 사무총장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빈소에서 조문객들을 맞을 준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과 장례식장 직원들이 빈소 앞을 막으며 기자 등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지난 6일 오후 10시35분께 자택인 경기 파주의 한 아파트 4층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최근 “(정의연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말을 주변에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A씨의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이날 오전 부검을 실시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도 진행할 계획이다. A씨의 유서로 추정될 만한 메모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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