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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청 로고 바꾸고 캐릭터 만들기, 왜?
도시 브랜드 홍보 명분 잇단 교체
자치분권시대 변화 발맞추기 속
‘정당 바뀐 구청장 이유’ 시각도
강남구는 올해 초 지자체 최초의 스타일 브랜드 ‘미(Me)미(Me)위(We)’ 강남을 선보였지만, 호평과 더불어 혹평도 적지 않게 들었다. 사진은 미미 위 강남 스타일 브랜드를 조명에 활용한 모습.

서울 자치구들이 ‘도시 브랜드’ 홍보라는 명분으로 로고와 캐릭터를 속속 바꾸고 있다. 구를 상징하는 로고와 이미지를 바꾸고, 지역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만드는 등 대외 ‘얼굴’에 부쩍 신경쓰는 모습이다. 자치분권 시대에 주민과 더 소통하고, 시대 변화에 발 맞춰 도시의 이미지를 좋게 하려는 시도지만, 도시 정체성과 연관된 로고를 바꾸는 과정에서 일각에선 전임 자치단체장들과의 ‘선 긋기’란 곱지 않은 시선도 따른다.

8일 서울 송파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달 초부터 홈페이지와 SNS 등 공식 소통창구에서 구를 대표하는 심볼마크와 캐릭터를 변경해 사용 중이다.

송파구가 심볼마크를 교체한 건 30여년 만이다. 옛 심볼마크는 타원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킨 소나무 형태로, 구를 상징하는 대표 수목인 소나무와 1988년 올림픽을 치른 오륜기에서 모티브를 땄다. 새 로고는 푸른색의 네모 안에 한글 자음 시옷( ‘ㅅ’)을 넣었다. 미래를 선도하는 ‘송파’란 의미에서 ‘송파’, ‘선도’ 등의 첫 자음인 시옷에 미래를 향해 열려있는 창의 이미지를 결합시킨 것이다.

구 상징 캐릭터도 바꿨다. 두건을 쓴 도령 캐릭터 ‘솔이’ 대신 자음 ‘ㅅ’과 ‘ㅍ’을 응용한 성 중립적인 캐릭터로 변경했다. 구 관계자는 “민선 7기 2주년을 맞아 미래로 나아가는 송파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새로운 로고를 제작하게 됐다”며 “관련 용역 등 제작 작업은 1년 넘게 공들였다. 예산은 약 1억 2000만 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구 70만에 이르는 도시인 만큼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더구나 박성수 구청장이 2018년 6월 당선되기 전까지 18년 간 보수당 구청장이 지낸 보수 텃밭이다. 진보 여당과 같은 파란색이 새 로고 바탕에 쓰인 것을 두고도 전임 흔적 지우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송파의 새 로고가 복사지 더블에이 로고 표절 의혹이 올라오는 등 뒷말이 나온다.

앞서 강남구도 ‘도시 브랜딩’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강남구는 올해 초 지자체 최초의 스타일 브랜드 ‘미(Me)미(Me)위(We)’ 강남을 선보였지만, 호평과 더불어 혹평도 적지 않게 들었다. 디자인 전문가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미 미 위’는 “나, 너, 우리가 함께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품격 강남”이란 좋은 뜻을 담고 있지만, ‘중국 말 같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등 뒷말을 낳았다.

이 밖에도 최근 중구가 명동을 상징하는 캐릭터 ‘수니 무니’를 새롭게 선보였고, 광진구는 구를 대표하는 캐릭터 ‘광이, 진이’를 요즘 흐름에 맞춰 디자인을 바꿔 새 단장했다.

한편 강남구, 송파구는 정치적으로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라서 향후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이 바뀌게 될 경우 새 로고와 브랜드가 사장되거나 단명할 가능성 등도 우려된다.

서울시의 경우 박원순 시장이 첫 취임한 2011년에 옛 슬로건 ‘하이 서울(Hi Seoul)’ 대신 ‘아이·서울·유(I·SEOUL·U)’를 제작해 바꾼 뒤 새 슬로건이 자리를 잡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또한 오세훈 전 시장이 만든 서울시 상징 캐릭터 ‘해치’의 활용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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