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달콤함이 사르르 사르르…빙수, 어디까지 먹어봤니?
빨리 찾아온 무더위에 ‘빙수대전’ 더 뜨거워
비주얼 승부 속 인기 디저트 활용 SNS 공략
호텔 트렌드 ‘애망빙’…‘사치빙수’로 인기몰이
‘달고나 커피’ 트렌드 입고 ‘달고나 빙수’ 등장
생활속 거리두기에 ‘1인 빙수’ 대세로 떠올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의 달고나 커피 빙수
수박빙수[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제공], 부빙의 골드키위 빙수[부빙 인스타그램]
빨리 찾아온 무더위에 ‘빙수 대전’도 성큼 다가온 가운데 빙수업계의 트렌드를 몰고 온 서울신라호텔의 '애망빙'을 필두로 다양한 빙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 제공]

올 여름 평균 기온 1도 상승. 폭염 일수 11.5일 증가. 이르게 찾아온 더위는 예년보다 부쩍 독해졌다. 뜨거워진 계절에 남녀노소가 찾는 것은 ‘빙수’.

폭염에 시달리는 나라는 많지만, 빙수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식품은 아니다. 페루, 브라질과 같은 남미는 대표적인 더운 나라이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한국의 ‘눈꽃 빙수’가 전파되기 전까진 단 한 번도 빙수를 맛본 적이 없다. 페루 최초의 빙수 가게를 연 ‘미스터 빙수’의 표지도 대표는 “1년 내내 춥지 않은 나라에 빙수가 없어 한국에서 흔한 눈꽃 빙수를 선보였더니 현지 언론에서 신기한 음식으로 주목해 인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라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빙수의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얼음을 따로 보관하던 ‘빙고’가 존재했고, 그 중 서빙고에 있던 얼음을 하사받은 관원들이 얼음으로 화채를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빙수의 대명사인 ‘팥빙수’는 일제강점기에 등장했다. 잘게 부순 얼음 위로 단팥을 얹어 먹는 일본식 빙수에서 유래했다. 그 뒤 1970~1980년대 얼음과 단팥, 미숫가루와 연유를 넣은 팥빙수를 먹기 시작했다. 지금의 관점에서는 소위 ‘옛날 빙수’로 일컬어지는 바로 그 빙수다.

빙수 트렌드가 급격히 변화한 것은 2000년대 이후다. 특히 2013년부터 등장한 ‘눈꽃빙수’는 빙수의 세계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눈꽃처럼 소복하게 쌓인 빙수가 다양하게 변모해 확산됐다. 2015년엔 망고, 멜론 등 생과일이 통째로 올라간 빙수들이 등장했고, SNS가 확산된 이후로는 화려하고 크고 신기한 빙수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대만에서 건너온 흑당 밀크티가 대유행을 하며 흑당 빙수가 인기를 모았다.

▶압도적 비주얼…‘애망빙’부터 달고나, 흑임자 빙수까지=올해에도 다양한 빙수가 등장 중이다. 비주얼로 승부하고, 인기 디저트를 활용해 SNS 시대의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호텔가에선 대대로 양과 질의 품격을 보여줬다. 트렌드처럼 자리잡은 빙수는 일명 ‘애망빙’, 애플망고 빙수다. ‘애망빙’은 제주 신라호텔에서 2008년 처음 선보였다. 애플망고 농가를 돕기 위해 시작한 빙수가 ‘빅히트’ 상품이 돼 서울까지 강타했다. 빙수 한 그릇에는 애플망고가 무려 1개에서 1개 반이 들어간다. 그만큼 가격도 상당하다. 한 그릇에 5만9000원이나 하지만, 이 빙수 한 그릇을 맛보기 위해 2030 젊은 여성들이 서울 신라호텔로 향한다. 인기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증명된다. 인스타그램에서 ‘애망빙’을 검색하면 신라호텔의 ‘애망빙’이 ‘사치 빙수’라는 타이틀로 인증샷이 올라온다. 서울신라호텔에 따르면 성수기엔 하루 300그릇 빙수를 판매하고 있으며, 500개에 달하는 애플망고 사용한다. 애망빙의 대명사는 호텔이지만, 이미 호텔 밖도 강타해 전국의 카페에서 다양한 애망빙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의 인기 디저트로 SNS를 강타한 달고나 라테도 빙수로 다시 태어났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선 ‘디저트 한류’의 새 장을 연 ‘달고나 커피’를 빙수 버전으로 재해석한 ‘달고나 커피 빙수’를 선보인다. 호텔 관계자는 “진한 커피, 바닐라 향의 깔루아, 달콤한 달고나 토핑이 올라가있다”며 “우유 얼음 위로 캐러멜라이징 된 커피와 깔루아 시럽을 베이스로 부드럽고 바삭한 식감의 마카롱과 쌉싸름한 맛을 더하는 스포이트 형태의 시나몬 시럽이 곁들여져 보다 이색적인 조합의 빙수를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각을 자극하는 또 다른 빙수도 있다. 지난해 우주를 닮은 비주얼로 SNS에서 인기를 얻은 ‘갤럭시 빙수’다. 갤럭시 빙수 역시 우유 얼음을 베이스로 초콜릿 돔 위 미러 글레이즈를 부어 신비롭고 오묘한 매력의 비주얼을 완성했다. 글레이즈가 녹아든 초콜릿 돔 속 곁들여진 탄산 캔디는 독특한 식감과 함께 톡톡 튀는 소리로 입안 가득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솔티드 캐러멜을 곁들여 단맛과 짠맛의 조화를 극대화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선 대표 여름 과일인 체리를 올린 한정판 ‘체리 빙수’를 선보인다. 제철을 맞은 신선한 체리가 올라간 과일 빙수다. 새콤달콤한 체리가 빙수의 맛을 깔끔하게 해준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선 쑥 빙수, 얼그레이 빙수와 같은 이색적인 빙수를 내놓았다. 쑥 빙수는 부드러운 얼음에 어우러진 쑥의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향긋함을 전한다. 얼그레이 빙수는 얼그레이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취향저격. 말린 홍차 가루에 얼그레이 차를 직접 우려내 만든 부드러운 얼그레이 밀크 얼음, 수제 얼그레이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졌다.

서울 부암동에 위치한 유명한 빙수 맛집 ‘부빙’은 올여름 빙수로 골드키위 빙수를 선보였다. 부빙 측은 “골드키위의 달콤한 과즙과 톡톡 씹히는 식감이 매력적인 빙수”라며 “달콤한 꿀이 들어간 요거트와 곁들여 먹기 좋다”고 설명했다. 노란 빛깔의 골드 키위가 부드러운 얼음 위로 흘러내린 모습은 SNS 사진용으로 안성맞춤이다. 골드키위 빙수와 함께 고소한 맛의 흑임자 빙수는 ‘부빙’의 단골손님들에게 인기가 좋은 스테디셀러다.

▶빙수도 1인 시대=둘이 먹기엔 적당하지만 혼자서 해치우기엔 양도 많고 가격도 부담스럽다. 게다가 코로나19로 나눠 먹는 것도 우려라는 요즘 ‘1인 빙수’가 뜬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1인용 빙수 판매가 전체 빙수 판매량의 약 40%를 차지했다. 30도를 웃도는 날씨로 접어든 6월 첫째주에는 전체 빙수 판매량이 전주인 5월 넷째 주보다 약 15% 증가했으며, 이 중 1인용 빙수 판매량은 전주 대비 50% 가량 늘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선 1인 빙수(2만 7000원)를 일반 빙수(4만 5000원)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낮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선 오는 30일까지 경상남도 함안산 수박을 사용해 1인 수박 빙수를 선보인다. 망고 빙수도 1인용으로 내놓고 있다. 다가오는 7월부턴 새로운 과일을 활용한 빙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1인 빙수의 반응도 체감하고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6월 12일까지 한 달간의 1인 빙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콘래드 서울의 루프톱 바 ‘버티고’도 1인 스페셜 빙수 2종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버티고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감각적인 감성을 더해 이색적인 ‘피나콜라다 빙수’와 ‘아이리시 아이스 빙수’를 출시했다.

호텔 관계자는 “1인용 빙수는 위생상 혼자 먹어 안심할 수 있고, 부담 없는 가격 때문에 고객들의 선호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