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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이 파괴한 조선의 근간 사직단 시설, 109년만에 복원 착수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대한민국 직전 왕조인 조선의 핵심은 역사와 정치의 뿌리를 지칭하는 종묘와 경제적 부국을 상징하는 사직이다. 이 종묘사직의 상징성을 말살하기 위해 일본은 대한제국 침략 당시 우리의 얼과 정신이 깃든 숱한 문화재를 파괴했다.

서울 사직공원 내에 있는 사직단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직단은 토지의 신(사신 社神)과 곡식의 신(직신 稷神)에게 제사를 지내던 조선왕조 최고의 제례시설로서, 좌종료 우사직 원칙(좌조우사:左祖右社)에 따라 궁궐의 오른쪽인 현재의 사직동에 1395년(태조 4년) 건립됐다.

사직단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11년 공식적으로 사직제례가 폐지되고 1920년대부터 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사직단 대부분의 옛 건물과 담장 등이 철훼되고 현재는 해방이후 들어선 원래의 용도와 다른 건물들과 1987년부터 추진한 사직단 복원정비사업의 결과로 복원된 국사단, 국직단과 동·서·남·북·문 등만이 남아있다.

일본의 이런 훼손 파괴의 만행은 우리의 정신문화를 말살하려는 것으로, 예배당, 신전, 불당을 없애는 짓 보다 악랄하다.

정부가 109년만에 복원에 나섰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나명하)는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국가 최고의 제례공간 중 하나인 사직단의 전사청(典祀廳) 권역에 대한 복원공사를 내달 본격적으로 착공한다.

이번에 복원되는 전사청 권역은 사직단의 서쪽에 위치한 제례를 준비하는 공간으로서, 전사관이 머무르며 제례를 총괄하는 공간인 전사청을 비롯하여 제기고, 잡물고, 재생정, 저구가, 수복방 등의 건물과 제정(우물), 찬만대 등으로 이루어져있다.

제기고(祭器庫)는 제기를 보관하는 곳, 저구가(杵臼家)는 절구를 두고 곡물을 찧는 장소, 잡물고(雜物庫)는 제례에 사용되는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 재생정(宰牲亭)은 제례용 제물을 준비하는 공간, 찬만대(饌幔臺)는 제레 시 제사에 올릴 음식을 두는 곳(찬막), 수복방(守僕房)은 사직단을 관리하는 관원이 거주하는 곳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사직단 전사청권역 복원정비사업에 2021년까지 총 32억 원을 투입하여 전사청 등 건물 8개동과 시설물을 복원할 계획이며, 복원 후에는 재현전시를 통해 제례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널리 알리고, 그 역사성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2021년 8월까지 사직단 내에 위치한 사직동주민센터, 사직파출소, 어린이놀이터 등 일반시설물은 철거·이전하고, 발굴‧복원 설계를 거쳐 2027년까지 원형을 복원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복원을 통해 국가 제례공간으로서 사직단의 위상을 회복하고 정체성과 진정성을 되찾아 모든 국민이 그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나갈 것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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