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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대한 찰나는 일상에 있다"…배우 아닌 사진작가로, 박상원 세 번째 사진전
송은아트스페이스서 15일부터 31일까지
수익금 전액 국립암센터·다일공동체 기부
박상원, 탄자니아 세렝기티 국립 공원 [사진제공=박상원공연제작소]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이번이 세 번째 개인전입니다. 8년만에 하는 전시라, 그 사이 찍은 사진들을 고르고 골랐는데, 막상 정하고 나니 이전 전시들과 너무 비슷한거예요. 어떻게 된 걸까 싶어 당황했는데, 결국 나는 좋아하는 대상을 계속 찍었더군요. 길, 하늘, 나무…우리 곁에 늘 있는 무심하지만 평범한 것들을요"

장마임에도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박상원공연제작소에서 만난 박상원은 자신의 세 번째 개인전 '어 씬(A Scene)'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했다. 배우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그는 2008년 첫 개인전 '어 모놀로그(A Monologue)와 2012년 두 번째 개인전 '어 섀도우(A Shadow)'에 이어 이제는 결정적 장면(a scene)을 선보인다. 바로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의 결정적 장면들이다. 오는 15일부터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만날 수 있다.

차분한 설명과 달리 사무실은 전시준비로 무척이나 분주했다. 송은아트스페이스를 수 백 분의 일로 축소한 건축용 목업으로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전시할 작품을 배치하고 있었다. "제가 아날로그형 인간이라, 이렇게 하는 걸 좋아합니다" 쑥스럽다며 웃었지만, 그 모형 덕택에 전시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사진 속 풍경은 전 세계를 망라한다. 탄자니아, 우간다, 케냐, 르완다,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네팔, 엘살바도르, 비엔나 등 끝이 없다. 모두 지난 8년간 한국국제협력단(KOICA)나 월드비전 등 자선활동을 위해 찾았던 곳들이다. 그는 그곳의 일상을 담았다. 그곳에 사는 이들에겐 평범한 하늘이고, 늘 보는 척박한 대지일지 모르나 작가에겐 기억해야 할 순간들이었다. 박상원은 그렇게 셔터를 눌러 순간을 기록하고 '그 당시의 일상'을 뷰파인더 안에 박제했다. 그의 말 대로 "사진의 힘은 1초도 안되는 그 본질적인 순간에, 사실에 근거한 찰나를 담아내기 때문에" 평범한 사진이라고 할지라도 평범하지 않다.

박상원의 사진에 대한 열망은 근 4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배우로 발을 디디기 전부터 그는 사진에 빠져 있었다고 고백했다. 중학교 때부터 누나에게 빌린 카메라로 일상을 포착하기 시작 한 것이 생활이 됐다. "찍으려고 찍는게 아니라 생활로 찍습니다. 평생 카메라를 지고 다녔어요. 항상 차에 있었고, 드라마 촬영장이든 광고를 찍든 산책을 나가든 모든 상황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한 작업을 자연스럽게 아카이빙하는 것이죠"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이유에 대해 그는 이렇게 답했다. "일상성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고,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굉장히 평범하고 지루하기까지 한 그 일상 속에서 위대한 순간이 나옵니다. 위대한 찰나들이 존재하지요" 다큐멘터리를 지향하는 사진작가로서의 철학이 엿보인다.

18일 오후 3시에는 사진작가로서 삶과 작품세계를 설명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 또한 전시 수익금은 전액 국립암센터와 다일공동체에 기부된다.

vicky@heraldcorp.com

박상원 작가. [사진제공=박상원공연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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