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는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북미의 시간’을 이제 ‘남북의 시간’으로 돌려놓기 위해 주도적으로 대담한 변화를 만들어나가겠다”며 적극적인 남북관계 진전 구상을 밝혔다.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는 23일 “‘북미의 시간’을 이제 ‘남북의 시간’으로 돌려놓기 위해 주도적으로 대담한 변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한반도정세가 또 한번 중대한 고비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미 간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둘러싼 협상이 장기 교착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남북관계마저 판문점선언 이전으로 회귀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남북관계 진전을 예고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한반도 평화열차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라는 두 개의 레일 위에서 나간다”며 “어느 한쪽 위에서만 움직여서는 한반도 평화를 진척시킬 수 없다. 두 개의 레일을 따라 전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남북관계 발전과 북핵문제 해결을 연계시키지 않고 병행함으로써 국제사회를 설득하고 북한의 협조를 이끌어 낸 경험에 주목해야 한다”며 “병행 진전의 출발점은 남북관계 복원”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미관계가 멈칫하더라도 남북관계는 그 자체로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나가야 한다”면서 “남북관계의 동력에 힘입어 북미관계도 진전될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선순환을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을 향해서도 북미대화가 안된다고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태도에서 벗어나야한다며 다시 마주 앉아야한다고 촉구했다. 북미관계와 관련해선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자 해결자로서 건설적인 해법을 갖고 적극적인 역할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지난 21일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개인적으로 내달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연습 연기가 바람직하다며 전시작전권 반환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감안해 유연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 후보자는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원칙과 제도화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는 “무엇보다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싶은 것과 같은 인도적 문제는 정치적 문제와 분리해 어떤 경우에도 중단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국민 의견 수렴과 지방자치단체·민간단체와 협업, 여권은 물론 야권과의 대화 의지를 언급하며 “이해와 공감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역대 가장 소통하는 통일부장관이 되겠다”고 했다.

아울러 이 후보자는 미래지향적 평화통일담론을 내세우면서 “통일로 가는 과정에 있어 광복 100주년인 2045년을 시야에 넣고 남과 북이 공존하고 함께 번영해 나가기 위한 4단계 한반도 평화경제로드맵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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